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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2 (화)

변동형 주담대 금리 낮아져도…"고정형으로 빌릴래요"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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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코픽스, 6개월 연속 하락…2.84%로 2년 8개월만에 최저

코픽스 변화 추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주택담보대출 선택 비중/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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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동형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가 여섯 달 연속 하락했지만, 시장에서는 고정형 대출을 선택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기에는 변동형 금리가 유리하다는 통념과는 다른 흐름이다. 금융당국의 고정형 확대 권고와 대출 규제 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은행연합회는 15일 '3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전월보다 0.13%P(포인트) 하락한 2.84%라고 공시했다.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 연속 하락하면서 2022년 8월(2.90%) 이후 2년 8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픽스 하락분은 오는 16일부터 곧바로 KB국민·우리은행의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반영된다.

코픽스의 준거가 되는 은행들의 예금금리와 조달금리가 떨어진 영향이다.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2월 3.00~3.10% 수준이었으나 지난달 말 2.85~2.95%까지 낮아졌다.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도 지난 2월 3%대를 횡보하다가 지난달 최저 2.84%까지 떨어졌다.

코픽스 하락에 따라 변동형 대출상품을 이용하는 차주들의 이자 부담은 줄어들 전망이다.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 시장금리와 조달금리가 낮아지고 코픽스도 더 떨어질 수 있어서 이자 절감 효과는 계속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막상 변동형 대출을 택하는 차주가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8%까지 늘었던 신규 취급액 기준 변동형 주담대 비중은 최근 10~11% 수준으로 낮아졌다. 통상 금리 인하기에는 변동형 금리가 유리하다는 인식이 있지만 대출 현장에서는 고정형을 택하는 사례가 더 많다는 의미다.

이같은 고정형 대출 선호 현상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 맞닿아 있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기에 부각되는 변동금리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은행권에 고정형 중심의 대출 구조를 권고하고 있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해 혼합형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고, 신한은행과 기업은행은 5년을 넘어 '10년 고정형' 주담대를 새로 출시하기도 했다.

고정형 금리를 상대적으로 낮게 두는 전략도 병행했다. 케이뱅크는 변동형 주담대에 0.1%P의 가산금리를 부과해 고정형보다 높은 금리를 책정했고 iM뱅크는 지난달 고정형(5년) 주담대를 출시하면서 가산금리를 낮췄다. 5대 은행의 고정형(5년) 주담대 금리도 연 3.27~5.77%로 변동형(4.14~6.29%)보다 상·하단 모두 낮다.

특히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3단계가 차주들이 고정형 대출을 선호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 변동형은 스트레스 금리를 100% 반영하지만 고정형은 30%, 혼합형은 60%만 적용된다. 이자가 더 늘어나는 변동형은 대출 한도도 고정형보다 빡빡할 수밖에 없다.

은행권 관계자는 "작년 이맘때 변동형 대출을 택한 차주 비중이 많아야 5% 수준이었는데, 최근 10% 안팎인 건 꽤 오르긴 한 셈"이라면서도 "다만 차주들이 대출 한도를 중시하는 만큼 정책과 규제 환경을 고려하면 고정형 선호 흐름은 계속될 것"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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