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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반도체 전문가 "HBM, SK 독주체제…삼성은 마이크론보다 뒤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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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웨드부시증권 매튜 브라이슨 수석 애널리스트 인터뷰

AI 시장과 HBM 동반 성장…SK하이닉스, 선두 지위 확보

삼성전자, 엔비디아 인증 관건…"HBM 3강 구도 본격화"

트럼프發 관세 변수 주목…"딥시크 등장은 투자 수요 촉발"

[이데일리 신하연 기자] “역사적으로 메모리 업계가 가장 좋은 시기는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때입니다. 저는 지금부터 2026년까지 그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웨드부시증권의 매튜 브라이슨 수석 애널리스트가 하나증권 유튜브에 출연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하나TV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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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웨드부시증권 매튜 브라이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하나증권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의 확산이 촉발한 반도체 산업의 변화를 이같이 요약했다. 생성형 AI 모델 발전으로 고성능 연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수급 환경도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반등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반도체 업체, 공급 부족에 따른 수익성 개선 싸이클 기대

이러한 흐름 속에 국내 반도체 기업의 기회도 커지고 있다. 브라이슨은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명확한 선두주자이며, HBM뿐 아니라 저전력 고성능 메모리에서도 앞서 있다”고 평가했다. SK하이닉스는 이미 HBM3·HBM3E 시장 선점에 성공했고, 차세대인 HBM4의 샘플 공급까지 마친 상태다.

그는 “최근 공급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제품도 SK하이닉스의 메모리”라며 “수요가 몰리는 상황에서 특정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은 확고한 기술력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기술개발은 완료했지만, 주요 고객사인 엔비디아의 제품 인증이 아직 진행 중이다. 브라이슨은 이에 대해 “인증 여부가 2분기 말께 드러날 것”이라며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마이크론의 3강 체제인데 지금 현재로선 마이크론이 삼성을 앞서고 있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흐름 속에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모두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고부가 메모리에 투자가 집중되면 범용 D램·낸드 제품군 투자는 줄고,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과 수익성 개선 사이클이 나타날 수 있다”며 “2026년까지 메모리 시장이 점진적 호황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트럼프發 정책 불확실성은 변수…“AI 수요는 더 커질 것”

한편 반도체 설계·생산 분야는 미국과 대만 기업의 주도권이 강화되고 있다. 브라이슨은 “향후 4~5년간 첨단 반도체 생산이 가능한 기업은 TSMC뿐”이라며 “AI 확산으로 이들의 시장 영향력은 오히려 더욱 공고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엔비디아에 대해서는 “AI 가속기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며 “자율주행 기술에서 모빌아이, 퀄컴을 제치고 주도권을 확보했고, 중국 전기차 업체로 고객층이 확대되는 등 AI 영역 외 확장도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6년 주당순이익(EPS) 5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현재 110~150달러 밴드에서 거래되는 주가는 합리적”이라며 “다만 미국 정부의 정책 리스크는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브로드컴은 엔비디아와 다른 전략이다. 그는 “브로드컴은 고성능 커스텀칩(ASIC) 기업 인수를 통해 비용 효율화와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이라며 “기술 혁신보다 실용성을 강조하지만, AI 핵심 기술도 일정 수준 보유해 시장 내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이슨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을 꼽았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보조금 폐지를 언급했지만 이미 의회를 통과한 예산을 회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관세 정책이 강화될 경우 자동차, 서버, 스토리지 등 하드웨어 분야 기업들은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수요는 장기적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봤다. 그는 “딥시크(DeepSeek) 같은 효율 높은 모델 등장으로 AI 도입 비용이 낮아지면 오히려 투자 수요가 증가할 수 있다”며 “유럽과 미국 정부가 2025~2027년 AI 인프라에 본격 투자하면 AI 시장 규모는 지금보다 훨씬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끝으로 인텔과 TSMC의 합병 가능성에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브라이슨은 “두 회사가 합병하면 파운드리 점유율이 75%에 달해 일본과 유럽 등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며 “현실적 시나리오로 보긴 힘들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인터뷰 전체 영상은 하나증권 유튜브 채널 ‘하나TV’에서 ‘반도체의 판을 바꾸는 자는 누규?’란 제목으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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