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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인공지능 시대가 열린다

“이거 AI야, 사람이야?” 특히 민감한 한국 사람들…그래서 탄생한 ‘세계적 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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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 ‘한국인 남녀’ 키워드를 입력해 생성한 증명사진. 양쪽 다 챗GPT를 사용해 제작한 사진이다.[챗GPT를 사용해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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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AI와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을까”

점차 영역을 넓혀가는 인공지능(AI) 기술. 온라인상에서는 누가 사람이고 누가 AI인지 쉽게 구분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에 되레 ‘진짜 사람’임을 검증하는 기술의 가치가 떠오르고 있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은 AI와 사람을 구분하고자 하는 욕구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련 업계 또한 검증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주요국 중 하나로 한국을 눈여겨 보고 있다.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에이드리안 루드윅(Adrian Ludwig) 툴스포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 TFH) 수석 아키텍트 겸 최고 정보 보안 책임자(CISO)는 “한국은 그 전 세계 어느 시장보다 ‘진짜 사람’으로서 경험을 중시하는 성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에이드리안 루드윅(Adrian Ludwig) 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 TFH) 수석 아키텍트 겸 최고 정보 보안 책임자(CISO)가 발언하고 있다. 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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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H는 오픈AI CEO 샘 올트먼이 공동 설립한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신원인증 기업이다. 현재는 ‘월드코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사용자의 홍채를 스캔해 ‘월드ID’를 발급하고, 이를 통해 온라인에서 ‘진짜 사람’임을 인증할 수 있는 기술을 보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약 1200만명 이상이 해당 기술을 이용했다.

루드윅 CISO는 “한국은 삼성 등 글로벌 테크 기업이 본사를 두고 있고, 한국 소비자들 또한 미국보다 더 진보된 경험을 기대하곤 한다”며 “전 세계 어느 시장보다 (인증 기술에 대한) 니즈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에이드리안 루드윅(Adrian Ludwig) 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 TfH) 수석 아키텍트 겸 최고 정보 보안 책임자(CISO)가 발언하고 있다. 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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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TFH는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누디트에서 ‘월드코리아 프리 플래그십 팝업’을 열고, 국내 행보를 본격화했다. 이외에도 TFH는 서울을 포함한 전국 19개 도시에 30개 이상의 인증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오브(Orb)’라는 생체 인증 장치를 통해 사용자의 홍채를 스캔하고, ‘월드ID’를 발급할 수 있다.

루드윅 CISO는 “사용자가 오브를 어떻게 체험하면 좋을지에 대한 이상적인 모습을 제시하고자 했다”며 “동일한 장소가 아니더라도 플래그십 체험 공간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소비자들이 보다 격식 없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TFH는 향후 한국 기업과의 협업 등을 통해 기술 기반도 넓혀나갈 계획이다. 루드윅 CISO는 “한국은 특히 게임 커뮤니티에서 강력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음악과 대중문화에서도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여러 가능성 있는 협업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월드 커뮤니티 이벤트에서 한 참가자가 월드ID의 생체 인증 장치 오브(Orb)를 사용하고 있다.[TF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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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K-POP을 기반으로 한 음악·문화 콘텐츠 측면에 관한 기술 활용이 기대된다. 루드윅 CISO는 “음악 산업에서 흥미로운 활용 사례가 많은데, 가장 대표적인 게 티켓 부정 구매 및 재판매”라며 “월드ID를 통해 실제 팬이 직접 티켓을 구매하고 사용하는지도 확인할 수 있고, 재판매자(리셀러)에 의한 구매를 막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디지털 음악이 실제 아티스트에 의해 제작된 것인지를 검증할 수 있다”며 “자동화된 가짜 계정이나 AI 음악 유통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고, 청취자들이 진짜 창작자의 콘텐츠를 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월드 커뮤니티 이벤트에 참석한 에이드리안 루드윅(Adrian Ludwig) 툴스 포 휴머니티(Tools for Humanity, TfH) 수석 아키텍트 겸 최고 정보 보안 책임자(CISO)가 발언하고 있다.[TF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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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월드ID의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온라인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등 실생활에서부터 선거 등 실질적인 정부 운영에까지 활용도가 방대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루드윅 CISO는 “데이팅 플랫폼에서 가짜 프로필을 만들어 타인을 속이는 문제, 한 사람이 여러 개의 신분증을 발급받아 중복으로 복지 혜택을 받는 문제 등이 있다”며 “여러 문제에서 ‘개인의 고유성’을 인식하는 기능은 매우 유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어 “1000명 중 1명이라면 흔치 않은 일처럼 보이지만, 서울과 같이 인구가 1000만명에 달하는 도시에서는 매일 1만건의 사례가 발생하는 셈”이라며 “이같은 ‘불가피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실질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14일 서울 종로구 모처에서 진행된 월드 커뮤니티 이벤트 현장.[TFH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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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월드코인 프로젝트의 핵심은 ‘탈중앙화’. 신원 확보 시스템은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중앙 서버에 신원 정보가 모여 있어 정부나 기업에 의해 통제받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월드ID는 누구도 신원 정보를 소유할 수 없도록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이를 관리한다.

루드윅 CISO는 “중요한 것은 인류가 프라이버시를 존중하면서도 탈중앙화된 방식으로 ‘인간’임을 증명할 수 있는 수단을 갖게 되는 것”이라며 “우리는 통제하려 하지 않는 무언가를 만들고 있고, 이게 기술이 줄 수 있는 가장 강력하고 아름다운 개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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