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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약세 흐름 속 정유株 직격탄…“과도한 비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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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테마’ 이달 들어서만 10.22% 하락

테마 중 가장 큰 낙폭…국제 유가 약세 원인

유가 급락 시 실적 악화 전망에 주가도 약세

“추가 하락 여력 크지 않아…펀더멘탈은 탄탄”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국제유가가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나타내는 상황에 국내 정유 관련 종목들의 주가도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상반기까지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하면서 유가 약세 흐름이 이어지리라고 보면서도 정유 종목에 대한 과도한 비관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5일 엠피닥터에 따르면 국내 주요 정유 종목들이 모인 ‘정유 테마’는 이달 들어 10.22% 하락해 엠피닥터가 집계하는 테마 지수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종목별로는 SK이노베이션(096770)이 13.08% 떨어지며 가장 큰 하락률을 보였고, 에쓰오일(S-Oil(010950))이 7.66% 하락했다. GS칼텍스의 지주사 GS(078930)도 1.49% 하락하며 약세를 면치 못했다.

미국 텍사스주 미들랜드 인근 페름기 분지에서 오일 펌프가 작동하고 있다.(사진=로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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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 종목의 주가 하락은 국제유가 약세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국제유가가 단기간에 급락하면 정유사들은 보유 원유에 대한 재고평가손실을 입고, 원유 구매 시점과 제품 판매 시점 간의 시차로 손실이 발생하는 이른바 ‘래깅 효과’도 발생한다. 이런 실적 악화 우려가 투자심리 위축으로 이어지며 주가 하락을 부추긴 셈이다.

최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인 2021년 이후 4년 만에 배럴당 60달러선 밑으로 추락하는 등 국제유가는 뚜렷한 약세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의 증산 기조, 원유 재고 증가 등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 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이날 국제유가는 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대상에 일부 제품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발표에 소폭 오르기도 했으나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글로벌 원유 수요량 감소를 전망하면서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트럼프 정부가 석유제품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했는데도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석유 수요 둔화 우려는 정유업계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관세 정책과 지정학적 이슈 등이 겹치며 국제유가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OPEC+은 이달부터 증산을 시작하면서 국제유가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중”이라며 “현재 유가 레벨은 불확실성을 선반영하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현 수준에서 횡보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유 종목에 대한 과도한 우려는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가가 단기간 급락한 이후 추가 하락 여력이 크지 않고, 정제마진 역시 유가 급락에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제마진은 원유를 정제해 얻는 제품의 판매 수익에서 원유 가격을 뺀 수치로, 정유사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핵심 지표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정제 설비 증설은 제한적이나 연비 규제 완화 등 영향으로 수요가 꾸준히 창출될 것이란 점에서 정유 산업의 펀더멘털은 탄탄하다”며 “WTI 기준 배럴당 60달러 이하 수준의 유가가 유지되긴 어렵고, 내년 하반기 가동될 샤힌 프로젝트에 따른 외형 성장 등을 고려하면 에쓰오일을 지금보다 저렴하게 매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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