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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목)

우크라에 타우러스 주나…독일 2년째 도돌이표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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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독립' 내건 차기 총리 메르츠가 재점화

국방장관 "반대 논거 충분히 많아…무기와 연애하나"

연합뉴스

타우러스 지원 촉구 시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미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종전을 협상하는 가운데 독일에서 장거리 순항미사일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지를 두고 또다시 논쟁이 벌어졌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2023년 5월 이른바 '대반격' 작전을 앞두고 타우러스를 달라고 요청한 이후 2년째다.

일간 벨트와 ntv에 따르면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14일(현지시간) 하노버에서 열린 사회민주당(SPD) 행사에서 자신은 타우러스 지원을 찬성한 적 없다며 "반대 논거도 충분히 많다"고 말했다. 그는 특정한 무기를 두고 이만큼 논쟁하는 나라가 또 없다며 "무기체계와의 이 에로틱한 관계가 어디서 비롯하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타우러스 논쟁은 내달 취임을 준비하는 프리드리히 메르츠 기독민주당(CDU) 대표의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로 재발했다. 그는 영국과 프랑스도 장거리 미사일을 보냈다며 유럽 다른 나라들과 협의해 타우러스를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유럽 각국은 환영하고 러시아는 강력히 반발했다.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타우러스의 사거리가 500㎞ 이상으로 영국 스톰섀도, 프랑스 스칼프보다 훨씬 길어서다. 우크라이나 북동쪽 국경에서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가 사정권에 드는 셈이다.

연합뉴스

타우러스 미사일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올라프 숄츠 현 독일 총리가 2년간 타우러스 지원을 극렬히 반대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숄츠 총리는 타우러스를 우크라이나에 배치하면 독일이 전쟁 당사자가 된다며 CDU는 물론 연정 파트너 녹색당의 반발에도 젤렌스키 대통령의 요청을 들어주지 않았다.

이같은 입장에는 확전 우려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무기 지원을 미국과 조율해온 현 정부의 기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메르츠 대표는 '안보 독립'을 내걸고 국방정책 중심을 미국에서 유럽 쪽으로 옮기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그가 총리로 취임하면 연방정부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다.

타우러스 지원 여부는 총리가 주도하는 연방안보위원회(BSR)에서 결정돼 사실상 총리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 그러나 요한 바데풀 CDU 원내부대표는 "모두가 동의하는 공통된 입장과 결정을 낼 것"이라며 차기 연정 파트너 SPD와 협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타우러스 지원에 회의적인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차기 정부에서 연임이 유력하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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