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연합뉴스 |
올해 고1이 치를 ‘통합형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예시 문제지가 15일 첫 공개됐다. 교육부가 2022 개정교육과정에 따른 대입 제도 개편안을 내놓으며 현재 22개로 나뉜 과목별 선택과목을 모두 폐지하겠다고 한 지 약 1년 반 만이다. 문과 학생도 과학을, 이과 학생도 사회 시험을 치러야 하는 통합형 수능에 대해 교육계에서는 “공부할 과목이 늘며 학업 부담이 커졌다”는 우려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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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 벗은 통합 탐구영역
이날 학생과 교사의 관심은 선택 과목이 없어진 탐구영역 분석에 이목이 쏠렸다. 과목별 문항수, 융합형 문제의 난이도 등이 관심사였다.
교육부 관계자는 “통합사회·과학의 성취 기준을 근거로 예시문항을 개발했으며, 실제 수능에서 출제되는 영역별 문항수와 비중 등은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2028학년도 수능 예시문항 통합사회 23번. 정답은 2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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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8학년도 수능 예시문항 통합과학 4번. 정답은 4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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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합형 문항은 2~3개 과목·영역의 개념을 복합적으로 물었다. 예를 들어 통합사회 23번은 지리와 역사 영역에서 통합 출제됐다. 동아시아 현안인 동북공정 문제를 다양한 관점에서 파악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문제로, 제시된 지도를 보고 해당 지역의 역사와 지리적 특성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정답을 찾을 수 있게 했다.
다만 이날 공개된 융합형 문제는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종로학원은 “오히려 고난도 문항은 통합형이 아닌 영역별 단독 문항 위주로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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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학 약한 문과 학생 부담 커져”
김주원 기자 |
교육부는 고교 전 학년에 걸쳐 수업이 진행되는 심화과목이 빠지며 고1 때 배우는 공통과목만을 토대로 수능 문항이 출제되는 만큼학업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학원가는 학생들, 특히 문과 학생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봤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문과 성향의 학생들은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높은 과학 영역에서 이과 학생들과 함께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며 “과학 과목의 변별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학·과학에 약한 학생들은 기존 선택과목 체제에서 보다 좋은 성적을 받기가 더 불리해졌다”고 말했다.
학습 부담이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지역 교육청 입시지원관 A씨(장학사)는 “융합형 문제보다는 과목별로 문제가 나눠서 고르게 출제됐는데, 기존 수능 체제로 본다면 학생들이 공부해야 할 양이 결국 늘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고 1 아들을 둔 한 학부모 역시 “통합사회 교과서 내용을 이해하려면 교과서만으론 불가능하다. 결국 사회 모든 과목을 공부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람 기자 lee.boram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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