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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금)

문재인은 뚫었다… 이재명 지지율 정말 30%대 '박스권'에 갇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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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횡보" "최대치" 엇갈린 해석
文은 "박스권" 비판에도 대권 승리
경선 확장력 부재에… "유지가 더 중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구 퓨리오사AI에서 퓨리오사AI NPU칩을 들어 보이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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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박스권에 갇혔다."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전 대표의 지지율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회자되는 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지만, 30%대에서 정체돼 40%의 벽을 뚫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표 확장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다. 그의 지지율은 정말 박스권에 갇힌 것일까.

①이재명 지지율은 박스권?

그래픽=신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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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자 그대로 보면 일단 '사실'이다. 한국갤럽의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전 대표의 선호도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불법 계엄 선포 직후인 12월 3주 차에 최고치인 37%까지 올라섰고, 이후 30%대를 횡보하다가 지난주 4개월 만에 다시 37%를 찍었다. 모든 주자의 선호도를 합쳐도 그에게 못 미칠 정도로 압도적이지만, 동시에 '30%대 박스권에 갇혔다'는 것도 맞는 말이다.

그러나 반론도 나온다. 박스권에 갇힌 게 아니라 현재가 최고치라는 분석이다. 한 친이재명(친명)계 초선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다자구도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는 30%대가 최대치"라며 "더 높이 올라갈 수가 없는 것도 박스권이라고 해야 하느냐"고 반발했다. 그는 양자대결 구도에서 이 전 대표가 50%를 넘는 여론조사를 함께 거론했다.

②과거 유력 주자들은 어땠나

그래픽=신동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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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유력 주자들은 어땠을까.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촉발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역시 '박스권'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당시 '어대문(어차피 대통령은 문재인)' 기류가 강했지만, 그의 지지율은 30% 초반을 맴돌았다. 현재 이 전 대표 지지율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확정되자 지지율이 '40%'의 벽을 뚫었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후보 확정 이후 의견 유보층이 줄어들면서 지지율이 상승하는 게 일반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다만 후보와 구도가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 한 달 전 조사에서 호감도(53%)가 비호감도(40%) 대비 가장 높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대선이 5자 구도로 치러지면서 표가 갈렸다. 역대 최다인 550만 표 차로 승리했지만, 정작 득표율은 41.08%에 그쳤다. 이 전 대표의 경우 약점으로 지적되는 상대적으로 높은 비호감도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③이재명에겐 이재명이 없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비롯한 대선 경선에 참여했던 후보들이 2017년 4월 8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주점에서 호프타임을 갖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성 고양시장, 이재명 성남시장,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안희정 충남지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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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대선과 다른 결정적 차이도 있다. 당시 문재인 후보는 경선에서 왼쪽으로는 이재명 성남시장, 오른쪽으로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경쟁했다. 경선에서 득표율이 각각 20%를 넘겼던 이 시장과 안 지사의 지지층은 점차 문 후보 쪽으로 흡수됐다. 대선 본선에서 지지율을 높일 확장성이 충분했던 것이다.

이와 달리 현재 이 전 대표는 사실상 단기필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의 포지션이 불명확하고, 이들의 최근 지지율은 1% 안팎에 불과하다. 경선에서 다른 후보의 지지율을 흡수하는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윤희웅 오피니언즈 대표는 "경선 캠페인의 핵심은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로 중도층과 부동층을 마지막까지 끌어모으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의 독주가 뚜렷한 상황이라 제도적 단일화가 지지율 확장으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친명계 의원은 "박 전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을 탄압하다가 탄핵된 게 아닌 반면,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 전 대표를 탄압하다가 탄핵됐다"며 "결집력은 현재 역대 최고 수준이고, 문제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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