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연쇄 창업가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가 세 번째 창업을 했다. 이번에는 로봇의 두뇌에 해당하는 피지컬 인공지능(AI) 개발업체 리얼월드다. 피지컬 AI는 '챗GPT'처럼 소프트웨어로만 작동하는 기존 AI와 달리 로봇이나 자율주행차량 등 물리적 장치를 움직이는 AI다.
류 대표는 15일 서울 선릉로 리얼월드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로봇을 위한 피지컬 AI 개발 계획을 공개했다. 그는 "한국과 일본에서 피지컬 AI를 이끄는 선도기업이 되기 위해 신생기업(스타트업) 리얼월드를 지난해 7월 창업했다"며 "13년간 일한 퓨처플레이 대표를 그만두고 이달 초 리얼월드 대표로 부임했다"고 밝혔다.
카이스트 전기전자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류 대표는 2006년 얼굴인식 기술업체 올라웍스를 창업해 2013년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에 매각했다. 이후 스타트업 육성업체 퓨처플레이를 설립해 스타트업 투자와 육성에 주력했다.
류중희 리얼월드 대표가 15일 서울 선릉로 사무실에서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피지컬 AI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리얼월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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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대표가 리얼월드를 설립한 것은 피지컬 AI 개발이 위기를 겪고 있는 한국과 일본 제조업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는 "저출산, 고령화 등으로 노동인구가 줄고 중국의 추격으로 한국과 일본의 제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런 상황을 바꾸기 위해 제조현장에 쓰이는 산업용 로봇이 사람처럼 일할 수 있도록 피지컬 AI를 개발하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류 대표가 주목하는 것은 로봇의 손이다. 그는 "정교하게 움직이는 사람의 손에 인간의 지능 대부분이 들어간다"며 "사람의 손처럼 복잡하고 정교한 움직임을 제어할 수 있는 피지컬 AI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리얼월드는 전자상거래업체 컬리의 류형규 개발총괄, AI 개발업체 업스테이지의 배재경 AI 프로덕트 리드, 보스턴컨설팅그룹의 이강욱 디렉터 등을 영입하고 신진우 카이스트 AI대학원 석좌교수와 협력해 피지컬 AI 개발팀을 꾸렸다. 류 대표는 "내부 인력과 카이스트 등 외부 연구인력을 포함해 개발팀 규모가 50명 정도"라며 "신 교수가 전체 연구진을 이끈다"고 말했다.
1차 성과물은 하반기에 선보일 예정이다. 류 대표는 "하반기에 위로보틱스와 공동 개발하는 휴머노이드를 기반으로 사람의 손처럼 다섯 손가락을 사용해 물건을 잡는 시연을 할 것"이라며 "그때 피지컬 AI 일부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의 손처럼 정교하게 손을 움직이는 로봇이 5년 내 나올 것으로 본다. 그는 "가장 큰 문제는 로봇의 완성도를 끌어올리고 피지컬 AI 훈련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한국과 일본 등 전 세계 공장을 어떻게 설득해 데이터를 가져오느냐에 따라 결판이 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류 대표는 추가 투자 유치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이 업체는 해시드, 미래에셋벤처투자, 글로벌브레인, SK텔레콤, LG전자, 일본의 KDDI, ANA 홀딩스, 미츠이화학, 시마즈 제작소, 인도 앰버그룹 등에서 210억 원을 투자받았다. 류 대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전 세계 투자자를 상대로 1,000억 원 이상 추가 투자를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최연진 IT전문기자 wolfpa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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