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 국외 재보험수지 적자 3년간 2조7천억원
62년째 국내 유일 전업보험사 코리안리…점유율 50%대 중반으로 떨어져
보험전문가 "다른 재보험사 있다면 가격협상 측면에서 유리"
코리안리재보험 로고 |
(서울=연합뉴스) 이율 기자 = 최근 3년간 해외로 빠져나간 재보험료가 14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우리나라 손해보험사들이 해외 재보험 거래에서 본 누적 적자는 3년간 2조7천억원에 달한다.
이는 담보력과 선택지가 취약한 우리나라의 재보험시장 현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손보사들을 통해 해외로 빠져나간 재보험료는 2020년(2조1천146억원)에 비하면 4년 만에 약 60% 급증했다.
손보사들의 국외 재보험 거래로 인한 수지차는 2021년 5천289억원, 2022년, 8천157억원, 2023년 1조3천447억원 등 3년간 2조6천893억원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손보사가 해외 재보험에 가입한 경우의 손익인 해외출재수지는 2021년 1조1천455억원, 2022년 1조8천224억원, 2023년 2조9천679억원 등 3년간 6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손보사가 해외에 재보험을 제공한 경우의 손익인 해외수재수지는 2021년 6천166억원, 2022년 1조67억원, 2023년 1조6천233억원 등 3년간 3조2천465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현재 외국계가 아닌 전업재보험사는 코리안리가 유일하다. 코리안리는 1963년 '대한재보험'이란 국영 재보험사로 출범해 1978년 민영화됐지만, 1997년까지 국내 우선출재제도가 유지돼 독점적 지위를 누렸다. 2000년대엔 제2재보험 설립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잇따라 무산됐다.
코리안리는 지급여력비율이 2023년 183.2%까지 내려갔다가 작년 4분기 신종증권발행으로 191.7%까지 올라왔다.
그러나 국내 지점을 낸 경쟁사들인 뮤닉리(319.14%), 스위스리(263.71%)에 비하면 크게 낮은 상태다.
금융당국의 보험사 자본규제 감독기준인 지급여력비율은 150%이며, 100% 아래로 내려가면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다.
이런 점은 코리안리 시장점유율 하락 요인으로도 꼽힌다.
코리안리의 수재보험료 기준 국내 재보험시장 점유율은 2022년 68.9%에서 2023년 59.9%, 2024년 56.5%로 급락했다.
그런데도 코리안리가 자본확충에 적극 나서지 못하는 배경에는 대주주 지분 희석 우려가 있다.
코리안리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고 원혁희 코리안리 명예회장의 부인인 장인순씨가 보유한 6.11%와 아들 원종규 사장이 보유한 4.64%를 비롯해 총 20.33%에 불과하다.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낮아질 경우 경영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2대 주주인 신영증권의 지분은 지난 1월 기준으로 9.99%로 거의 절반에 달한다.
코리안리는 "자본량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면서 "수익성 중심 정책에 따라 실적이 미진한 국내시장의 장기실손보험, 자동차보험, 상해보험 등의 수재를 축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재보험시장 한계를 벗어나 세계시장으로 포트폴리오 분산을 하고 있어서 전체 매출의 40% 이상이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해외 재보험 거래 수지 적자는 오래된 문제로 그동안 여러 개선 노력이 있었지만 독과점 시장이다 보니 변화가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가격을 좀 더 합리적으로 협상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복수의 우리나라 전업재보험사가 있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원종규 코리안리 대표 |
yuls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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