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중국의 한 도시에서, 간판에 빨간색을 쓰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도시 미관을 살리겠다는 취지였는데, 획일적인 디자인에, 색깔까지 규제하냐면서 여론만 나빠졌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지방정부는, 해당 책임자를 해임하기로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이필희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중국의 한 밀크티 체인점.
빨간색 배경의 흰색 눈사람을 회사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허베이성 산허시의 이 체인점들은 최근 간판과 내부를 모두 녹색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지역 정부가 상점 간판에 빨간색과 파란색, 검은색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산허시 시장관리감독국 관계자]
"빨간 배경은 불을 상징합니다.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면 매우 흥분할 것입니다. 파란색은 너무 저속해서 더 어두워져야 해요."
이 같은 정부 지침에 적십자사의 십자가는 녹색으로 바뀌었고, 거리의 중국 사회주의 슬로건들은 녹색 글자로 변했습니다.
눈에 잘 띄어야 할 병원 응급실 간판마저 회색 간판이 됐습니다.
[상점 주인]
"간판이 다 똑같아 보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몇 번 돌아다니다 못 찾고 그냥 가버립니다."
개성을 무시하는 획일적인 조치에 중국 광고협회는 상인들의 권리를 존중하라는 성명을 발표했고, 중국 관영언론도 영업 규칙과 상점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황하오/신화망 평론가]
"도시 행정이 권력의 자의성을 보여주는 어린이 장난과 같습니다. 이 문제에서 국민이 혐오감을 느끼는 부분은 바로 관련 부서의 권력 남용입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산허시 상급 정부는 뒤늦게 주요 책임자에 대해 해임 조치를 내리고 전면적인 시정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간판으로 바꾼 일부 상인들은 녹색 간판을 언제 다시 쓸 지 모른다며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에 대한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는 모습입니다.
베이징에서 MBC뉴스 이필희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이필희 기자(feel4u@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중국의 한 도시에서, 간판에 빨간색을 쓰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내렸습니다.
도시 미관을 살리겠다는 취지였는데, 획일적인 디자인에, 색깔까지 규제하냐면서 여론만 나빠졌는데요.
논란이 커지자 지방정부는, 해당 책임자를 해임하기로 했습니다.
베이징에서 이필희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빨간색 배경의 흰색 눈사람을 회사 상징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허베이성 산허시의 이 체인점들은 최근 간판과 내부를 모두 녹색으로 바꿔야 했습니다.
지역 정부가 상점 간판에 빨간색과 파란색, 검은색을 사용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입니다.
"빨간 배경은 불을 상징합니다.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면 매우 흥분할 것입니다. 파란색은 너무 저속해서 더 어두워져야 해요."
이 같은 정부 지침에 적십자사의 십자가는 녹색으로 바뀌었고, 거리의 중국 사회주의 슬로건들은 녹색 글자로 변했습니다.
눈에 잘 띄어야 할 병원 응급실 간판마저 회색 간판이 됐습니다.
[상점 주인]
"간판이 다 똑같아 보이기 때문에 손님들이 몇 번 돌아다니다 못 찾고 그냥 가버립니다."
[황하오/신화망 평론가]
"도시 행정이 권력의 자의성을 보여주는 어린이 장난과 같습니다. 이 문제에서 국민이 혐오감을 느끼는 부분은 바로 관련 부서의 권력 남용입니다."
여론이 악화되자 산허시 상급 정부는 뒤늦게 주요 책임자에 대해 해임 조치를 내리고 전면적인 시정을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간판으로 바꾼 일부 상인들은 녹색 간판을 언제 다시 쓸 지 모른다며 보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정부에 대한 불신은 쉽게 가시지 않는 모습입니다.
MBC 뉴스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 전화 02-784-4000
▷ 이메일 mbcjebo@mbc.co.kr
▷ 카카오톡 @mbc제보
이필희 기자(feel4u@mbc.co.kr)
ⓒ MBC&iMBC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