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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8 (목)

    '야당' 황병국 "오해 때문에 경찰에 체포… 소변 검사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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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으로 돌아온 황병국 감독
    "취재 위해 만난 사람들, 100명 넘는다"
    한국일보

    황병국 감독이 '야당'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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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국 감독은 '야당'을 위한 취재 중 경찰에 체포됐다. 오해를 받아 소변 검사까지 하게 됐단다. 이 작품을 만들기 위해 100명 넘는 사람들을 만났다는 황 감독의 이야기는 '야당'에 담긴 그의 노력을 짐작게 했다.

    최근 황병국 감독은 서울 강남구 서초동 한 카페에서 본지와 만나 영화 '야당'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야당'은 대한민국 마약판을 설계하는 브로커 야당, 더 높은 곳에 오르려는 검사, 마약 범죄 소탕에 모든 것을 건 형사가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엮이며 펼쳐지는 일을 그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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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국 감독이 지난날을 떠올렸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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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당' 속 이야기는 황 감독이 받은 신문 기사에서 시작됐다. 황 감독은 2021년경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의 대표에게 한 기사를 전달받았다. 검사실로 모이는 야당에 대한 이야기였다. 야당은 실제 마약 세계에서 수사기관의 브로커 역할을 수행하며 이익을 취하는 마약범을 뜻하는 은어다. "기사 속에 야당이라는 존재가 있었는데 선도, 악도 아닌 듯 보였습니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서 있는 인물이 흥미로워 영화 소재로 삼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황 감독은 치열하게 자료 조사에 나섰다. 그는 "취재를 위해 만난 사람들이 100명 넘는다"고 밝혔다. 황 감독은 마약수사대 형사는 물론, 야당으로 활동했던 사람까지 만났다. 한국 검찰에 관한 책은 다 읽었단다. 황 감독은 "마약이 엄밀하고 위험한 것이지 않나. 자료 조사가 쉽지 않았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야당을 그만둔 사람을 통해 잔짜 마약 세계에 대해 들었다. (이야기 속에) 유명인도 있었다. 야당들이 어떻게 작업하는지 또한 들었다"고 밝혔다.

    취재 중 난관을 마주하기도 했다. 황 감독은 "취재 도중에 오해를 받아 경찰에 체포됐다. 그런데 내 소지품을 보면 마약과 관계가 없지 않나. 그때 녹음기와 명함이 있었다. 반장님은 내 얼굴을 보고 '어?' 하며 알아보더라. 반장님이 '감독님, 지금 가셔도 되는데 다시 부를 수도 있습니다. 소변 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했다"고 전했다. 당시 그는 소변 검사를 받기로 결심했다. 황 감독의 경험은 그가 '야당' 속 소변 검사 장면을 더욱 완성도 높게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왔다.

    캐스팅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황 대표는 박해준이 한국 영화 속 형사의 전형적 이미지에서 탈피해 주길 바라며 그를 캐스팅했다. 유해진에 대해서는 "기존 한국 영화에 검사로 나오는 분들이 스마트한 느낌이지 않나. 해진 선배는 인간적이다. 그래서 오히려 '야당'과 잘 맞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밝혔다. 강하늘과 관련해서는 그가 야당 강수 캐릭터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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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병국 감독이 '야당'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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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미로운 점은 마약 유통업자 김학남 캐릭터의 설정이 원래 남자였다는 사실이다. 황 감독은 "마약수사대 형사를 만났는데 마약 유통책 중 여성이 있다고 하더라. 우리 영화에 안 그래도 남자가 많으니 여자 캐릭터로 바꾸면 좋을 듯했다"고 밝혔다. 김금순은 김학남 캐릭터에 대한 출연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단다. 황 감독은 "박해준씨 모델은 강동경찰서에 있다. 그분이 형사 같지 않은 느낌으로 화려하게 입는다"고 귀띔해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극장가가 어렵다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지만, 그는 "이러한 어려움이 영화계에서 10년에 한두 번은 꼭 있었다. 꾸준히 하다 보면 내년이나 내후년에는 좋아지지 않을까"라고 이야기했다. 황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마약에 대한 위험상과 심각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길 바란다. "우리나라도 마약 문제가 늘어나지 않을까 싶어요. 공동체가 어떻게 마약에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 보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마약과 관련된 정책들이 잘 펼쳐지면 좋지 않을까요?"

    한편 '야당'은 16일 개봉했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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