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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금)

“미국 안 가요” 세계서 여행 보이콧… 올해 美 손실 120조원 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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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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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고강도 관세와 국경 강화 정책에 반감을 가진 세계인들이 미국 여행을 보이콧하면서 미국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5일 보도했다.

골드만삭스 그룹은 최악의 경우 미국 여행 감소와 보이콧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0.3%인 약 900억달러(약 128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실제 수치로도 나타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청(ITA)이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3월 항공편을 통한 미국 방문자 수가 전년 대비 약 10% 감소했다.

특히 미국 전체 해외 관광객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캐나다인들의 여행 취소 사례가 두드러진다. 시장조사 업체 ‘OAG 에이비에이션 월드와이드’에 따르면 오는 9월까지 캐나다에서 미국행 항공편 예약 건수는 작년 동기 대비 70% 감소했다.

캐나다 영상 제작자 커티스 앨런(34)은 몇 년간 미 오리건주로 캠핑을 다녔지만 미국의 25% 관세 부과와 ‘캐나다를 51번째 주(州)로 만들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이후 올해 미국 여행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앨런은 “미국 대신 캐나다의 브리티시컬럼비아로 여행할 예정”이라며 “최근엔 넷플릭스 구독을 취소하고 식료품점에서 미국산 제품을 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제 제품 원산지를 확인해야 해서 장 보는 시간이 두 배로 걸린다”고 했다.

여행객 수요가 감소하자 항공권, 호텔 등의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미 노동통계국이 지난 10일 발표한 소비자 물가 지표를 보면, 지난달 항공료와 호텔 요금과 렌터카 가격이 떨어졌다. 캐나다인들이 자주 찾는 미 북동부 호텔 요금은 약 11%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호텔 체인 아코르 호텔도 유럽 관광객의 올여름 미국 호텔 예약 건수가 25% 줄었다고 밝혔다. 세바스티앙 바쟁 아코르 CEO는 근래 유럽 관광객이 미국 입국 심사 중 구금된 사례들이 알려지면서 유럽인들이 다른 여행지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의 경제분석가 조지프 브릭스와 메간 피터스는 지난달 말 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발표와 전통적인 동맹국들에 대한 더 공격적인 입장은 미국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에 타격을 입혔다”며 “이러한 역풍은 관세의 직접적인 부정적 영향과 보복에 따른 수출 감소에 더해 2025년 미국 GDP 성장률이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또 다른 이유를 제공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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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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