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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공 후 빚내서 코인·주식하는 '영리치'…올드리치보다 2배 빨리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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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은행자산 10억 넘긴 MZ 부자들…"부동산보다 코인·주식 선호, 빚 내는 것도 적극적"

"코인 위험한 건 알아도"…10% 이상 수익, 미투자자의 2배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1.52p(0.88%) 오른 2,477.41, 코스닥 지수는 2.94p(0.41%) 오른 711.92로 마감했으며, 달러·원 환율은 1.70원 올라 1,425.80원을 보이고 있다. 2025.4.1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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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은행에 10억 원 이상을 예치한 고액 자산가 가운데 40대 이하 '영리치(Young Rich)'의 증가 속도가 50대 이상 '올드리치(Old Rich)'보다 두 배 이상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영리치는 부동산보다 주식·가상자산 투자에 적극적이며, 외부 조언보다 스스로 학습하고 결정하는 경향도 강한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를 위해서라면 대출 부담에 적극적인 것도 특징이다.

16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하나은행에 10억 원 이상을 예치한 40대 이하 고객 수는 최근 5년간 연평균 6% 이상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50대 이상 고객의 증가율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보고서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40대 이하 자산가를 '영리치'로 정의한다. 연구소는 "수적으로는 아직 소수이지만, 그 규모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금융 트렌드를 선도하는 이들의 자산 관리 방식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투자에 진심인 '영리치'…"남이 아닌 나를 믿어"

하나금융연구소가 최근 3년간 영리치의 재정 상태를 분석한 결과, 이들의 평균 총자산은 60억 원대였으며, 이 중 금융자산은 30억 원대 수준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리치의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 비중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기존에는 올드리치가 금융자산 중 약 40%를 투자자산으로 운용하며 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왔지만, 2024년 들어 영리치의 투자자산 비중이 40%를 넘기면서 오히려 올드리치(38%)를 추월했다.

특히 투자를 하면서도 '남이 아닌 나를 믿는' 경향이 돋보였다. 하나금융연구소는 "투자시 올드리치는 외부 조언에 의지하는 경향이 크나 영리치는 본인 스스로 결정하는 경향이 올드리치보다 더 높았다"고 짚었다.

영리치는 투자에 앞서 충분히 공부한다는 비율(45%)이 올드리치(39%)보다 높었다. 또 가능성이 있다면 대출을 통해서라도 투자금을 마련한다는 비율(21%)이 올드리치(5%)보다 4배나 높을 정도로 '레버리지'를 활용해서라도 투자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나금융연구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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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채권은 'NO'…주식·가상자산 'YES'

영리치의 대표적인 투자처는 '주식'과 '가상자산(코인)'이었다. 최근 3년간 영리치의 주식 보유율은 71%에서 78%로 꾸준히 증가했고, 가상자산 보유율도 21%에서 29%로 상승했다. 가상자산 보유율은 올드리치에 비해 약 3배 높았다.

반면 펀드·채권·회원권 등 전통적인 투자 상품은 영리치 사이에서 인기가 낮았다. 올드리치에 비해 보유율이 낮을 뿐 아니라, 최근 3년간 보유율도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투자 시작 시점에서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났다. 미성년 시절 주식을 시작한 비율은 영리치가 5%로, 올드리치(1%)보다 5배 높았다. 대학 입학부터 취업 전까지 주식 투자를 시작한 비율도 영리치가 20%로, 올드리치(4%)보다 5배 많았다.

해외주식 선호도에서도 차이가 있었다. 2023년 영리치의 국내·해외 주식 보유 비율은 국내 80%, 해외 20%였지만, 2024년에는 국내 70%, 해외 30%로 해외 비중이 더 늘었다.

가상자산, 누가 투자하는가?

국내 가상자산 주요 투자 대상은 40대 이하 남성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보유자(부자)보다 1억원 이상의 대중층의 비율이 더 높은 것도 특징이었다.

지난해 가상자산 보유자의 64%는 손실 없이 수익을 냈다고 응답했다. 이는 코인에 투자하지 않은 사람들 가운데 손실 없이 수익을 낸 비율(69%)보다 낮은 수치로, 가상자산 투자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더 크다는 점을 시사한다.

그러나 수익률의 수준까지 들여다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5% 이상 수익을 낸 비율은 가상자산 보유자가 42%로, 미보유자(29%)보다 약 1.5배 높았다. 특히 10% 이상 수익을 올린 비율도 보유자가 24%로, 미보유자(10%)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았다.

가상자산에 대한 인식은, 연령이나 자산 규모와 무관하게 '위험성'을 가장 크게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70% 이상이 위험을 주요 리스크로 지적했다.

그러나 일반 대중은 가상자산의 '불신' '불확실성'에 집중한 반면, 자산가일수록 '성장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또 대중은 단기 수익에 초점을 맞췄지만, 자산가는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경향을 보였다.

ukge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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