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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 소나기’ 피하자…닛산 이어 혼다도 미국 현지 증산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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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일본 요코하마 한 항구에서 수출 차량들이 모여 있다.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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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완성차 기업들이 ‘트럼프 추가 관세’를 피하기 위해 미국 현지 생산 확대를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일본 혼다자동차가 미국 정부의 수입차 25% 추가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 공장의 생산 물량을 미국으로 옮기기 위한 검토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현재 혼다자동차는 전세계에 한해 차량 400만대 안팎을 판매한다. 이 가운데 140만여대가 미국에서 소비되고 있다. 현재는 미국 전체 판매량의 70% 정도인 100만여대를 현지에서 생산하는데 앞으로 90%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2∼3년에 걸쳐 미국 생산량을 지금보다 30% 정도 늘릴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나라 생산분을 미국으로 돌려야 하는데 캐나다 공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혼다는 캐나다 공장 생산분 30만대 정도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이곳 주력 생산 차량이던 스포츠실용차(SUV) 시알-브이(CR-V)와 세단 ‘시빅’이 미국 공장에도 생산시설을 갖춘 만큼 주요 이전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멕시코 공장에서도 소형 스포츠실용차 에이치알-브이(HR-V)의 생산 시설을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에서 상당한 규모의 증산이 이뤄지는 만큼 부품 공급망 재정비와 단계적 생산 확대 시설을 새로 갖추는데 2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추가 비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혼다 쪽은 미국의 추가 관세를 그대로 맞을 경우, 한해 7천억엔(6조9900억원) 규모의 비용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미국 증산 방향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신문은 “미국 물가가 뛰는 가운데 (현지 생산을 늘리면) 인건비 상승 등도 예상된다”며 “하지만 혼다는 미국의 추가 관세에 따른 영향을 줄이기 위해 현지 생산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지난 3일(미국 현지시각)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엔진·변속기·파워트레인 등 핵심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다음 달 3일 이전 관세가 예정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서 미국 내로 생산을 이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며 자동차 기업들의 ‘적응 시간’을 고려해 일시적인 관세 유예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자동차 업계에서는 혼다에 앞서 닛산자동차가 미국 내 생산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올여름 일본에 있던 미국 판매용 차량 생산 일부를 미국 공장 생산으로 돌린다는 방침이다. 닛산자동차는 최근 극심한 경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애초 미국 생산 차량 물량을 일본으로 옮겨오는 계획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관세 25% 부과 방침을 확정하자, 되레 일본에서 만들던 미국 주력 판매 차종인 스포츠실용차(SUV) ‘로그’의 일부 물량을 미국에서 생산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닛산자동차는 미국 추가 관세 영향을 피하기 위해 이르면 다음달부터 일본 후쿠오카 공장 생산분을 조금씩 줄인 뒤, 7월에는 1만대 이상 감산한다는 계획”이라고 내다봤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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