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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美관세충격에도 '롤러코스터' 환율에 발목…한은, 기준금리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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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합)

    머니투데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제공=뉴스1(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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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7일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 속 트럼프발(發) 글로벌 통상 환경 급변에 내수는 물론 수출에도 비상등이 들어오며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가 커졌지만 한때 1500원을 위협할 정도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이 금리 인하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월 '스몰컷'(기준금리를 한번에 0.25%포인트 인하하는 것)으로 약 2년4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 2% 시대를 연 한은이 이번엔 숨을 고르며 금리인하 재개 시점을 고민하는 모양새다.

    한은 금통위는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 금통위 회의실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앞서 한은은 2021년 8월(0.5→0.75%)을 시작으로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했다. 이 때부터 두 차례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포함해 총 10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연 3.5%까지 기준금리를 올렸다.

    이후 지난해 10월 약 3년2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피벗'(pivot·정책기조 전환)에 나서며 인하 사이클에 돌입했다. 다음달인 11월 연속 인하로 3.0%까지 기준금리를 내렸다. 올해 들어서는 '1월 동결', '2월 인하'에 이어 이달 다시 한번 '동결'을 선택했다.

    한은의 금리 동결은 최근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환율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줄곧 1400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원/달러 환율은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된 지난 9일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여 만에 가장 높은 1484.1원까지 뛰었다. 이후 중국을 제외한 주요국에 대한 상호관세가 90일 유예되고 고관세에 따른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및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며 달러가 약세로 돌아서 1410원대까지 낮아졌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언제라도 다시 1500원선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급등할 수 있어 안심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중론이다.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미국 관세정책 변화, 정부 경기부양책 추진 등에 따른 전망경로의 불확실성이 크고 환율의 높은 변동성과 가계대출 흐름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조기 금리인하가 불투명한 상황도 한은의 금리 동결 요인으로 꼽힌다. 한미금리차가 이미 1.75%포인트로 벌어진 상황에서 한은이 추가로 금리를 낮췄다간 원/달러 환율 상승을 부추길 수 있다.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의 특성상 한국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크게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좆아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갈 위험이 높아진다.

    일각에선 국내 정국 불안에 따른 내수 위축과 미국발(發) 관세전쟁으로 인한 통상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한은이 다음달 금리 인하를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은이 다음달 발표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1.5%)보다 낮추는 동시에 금리도 인하할 것이란 관측이다.

    금통위는 "향후 통화정책은 성장의 하방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 대내외 정책 여건의 변화와 이에 따른 물가, 가계부채 및 환율의 흐름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기준금리의 추가 인하 시기 및 속도 등을 결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올해 경제성장률과 관련해선 "지난 2월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지만 향후 무역협상의 전개 양상, 추경(추가경정예산안)의 시기 및 규모 등과 관련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고 진단했다.

    세종=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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