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1월로 대선일 조정…6년 임기 만료 후 재선 도전 가능해져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이 지지세력이 장악한 국회를 통해 차기 대선일을 3개월 늦춰 재선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단원제인 키르기스 국회는 전날 사디르 자파로프(56) 대통령의 요청으로 차기 대선일을 기존의 2026년 10월 18일에서 2027년 1월 24일로 3개월 여 늦추는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이로써 자파로프 대통령은 6년 임기를 완전히 마칠 수 있게 됐다.
이에 대선일 조정은 그의 재선 도전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파로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공개적으로 재선 도전 의지를 드러낸 적은 없다.
그가 실제로 재선되면 키르기스에서 20년만에 두번째 임기를 확보하는 첫번째 대통령이 된다.
키르기스스탄에선 1991년 소련 붕괴로 독립한 직후부터 집권해오던 초대 대통령 아스카르 아카예프가 2005년 튤립혁명으로 하야했고, 자파로프 직전 전임자 2명도 각각 반정부 시위로 물러난 바 있다.
현지 정치학자 에밀 주라예프는 로이터에 "그(자파로프 대통령)가 직접 말하진 않았지만 법적으로나 국정상황으로나 그가 재선을 위해 출마할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라며 "일부 측근도 그의 재선 도전을 예측한다"고 말했다.
야당 지도자로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투옥된 자파로프는 2020년 총선 부정 항의시위를 통해 세력을 확보한 뒤 다음해 1월 치러진 조기 대선에서 승리를 거뒀다.
민족주의 성향인 그는 집권 후 중앙아시아 최대 금광 가운데 하나인 쿰토르 금광을 국유화하는 등의 조치로 혼란스러운 국내 상황을 수습했다.
다만, 최근 들어서는 권의주의적인 인접국 지도자들이 취한 조치들과 유사한 조치도 취했다. 이 때문에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등 중앙아 5개 스탄국 가운데 전통적으로 가장 민주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키르기스스탄의 지도자도 권위주의적으로 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키르기스스탄에선 최근 러시아의 간첩법과 유사한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일부 독립적인 언론매체들이 폐쇄됐다.
이런 조치들은 국회가 자파로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의해 장악된 점이 주로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인구 700만명 중 무슬림이 대부분인 키르기스스탄은 국내에 러시아 군사기지를 두는 등 러시아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yct94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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