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3 (토)

    이슈 종교계 이모저모

    [교황 선종] 염수정 추기경 "'한국 사랑한다'는 말로 방한 암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어둠·침묵 속에서 기도하는 모습 감격적"…교황 일화 공개

    정순택 대주교 "한국 잘 아는 교황…아쉬움과 그리움"

    연합뉴스

    염수정(왼쪽) 추기경과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6일 서울 서소문 순교성지를 방문해 염수정 추기경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세원 기자 = "교황님은 한국을 방문하신다는 의중을 그때 공식 발표가 있기 전인데 암시하셨던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임명한 염수정 안드레아 추기경은 그해 2월 22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서임식 때 교황이 자신에게 방한 의사를 우회적으로 전한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22일 밝혔다.

    서임식에서 교황이 반지, 주케토(성직자의 작은 원형 모자), 비레타(주케토 위에 쓰는 3각 모자)를 수여하고 평화의 인사로 포옹하면서 "나는 한국을 사랑한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비레타 수여받는 염수정 추기경
    (서울=연합뉴스) 2014년 2월 22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식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비레타를 수여받고 있다.[평화신문 제공=자료사진]


    갑작스러운 교황의 발언에 깜짝 놀란 염 추기경은 잠시 생각하다가 "우리 한국 신자들과 백성들이 교황님을 정말 사랑한다. 그리고 우리 신자들이 교황님을 위해서 열심히 기도한다"고 답했다고 회고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8월 취임 후 첫 아시아 방문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는데 서임식 때 이런 의사를 전한 것이라고 염 추기경은 풀이했다.

    그는 추기경이 된 후 교황이 숙소로 사용하던 산타 마르타의 집에 함께 머무를 기회가 있었는데 어느 날 외출했다가 밤중에 돌아오니 어두운 가운데 교황이 성체 앞에서 침묵 속에 기도하고 있었다며 "참 감격스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날 명동대성당에 마련된 공식 분향소에서 교황을 위해 기도한 염 추기경은 "아시아 첫 사목지로 한국을 방문하시고 우리의 고통을 함께하시면서 격려해 주셨던 데 대해서 교황님께 감사드렸다"고 밝혔다.

    서울대교구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부활절인 20일 교황이 베드로 대성전에 모습을 드러내 순례자를 향해 직접 인사했다는 뉴스를 접하고 건강을 회복하는 것으로 기대했는데 바로 다음 날 선종했다는 소식에 "무척 놀라고 슬펐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 위해 기도하는 주교단
    (서울=연합뉴스) 염수정 추기경, 정순택 대주교 등 서울대교구 주교단이 22일 서울 명동대성당 지하성당에 마련된 프란치스코 교황 공식 분향소에서 기도하고 있다. 2025.4.2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정 대주교는 작년 10월 시노드 회의에 참가하던 중 교황을 단독으로 약 30분간 면담할 기회가 있어서 개최지가 서울로 정해진 2027년 '세계청년대회'(WYD)에 관해 여러 가지를 보고했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교황이 한국과 한국 교회에 관해 많은 질문을 했다면서 "한국 교회에 대해, 또 우리나라에 대해 큰 애정과 관심이 있으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 대주교는 "우리나라를 사랑하시고 우리 교회를 잘 아시는 교황님께서 더 오래오래 계셨더라면 우리 한국 교회가 성장하는 데 더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과 그리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염 추기경과 정 대주교의 발언은 cpbc 가톨릭평화방송이 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천주교 서울대교구를 통해 공개됐다.

    sewonle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