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2017년 '원전 제로화'를 주장하다가, 2022년 대선 때는 신규 원전은 짓지 않고 가동 중인 원전은 계속 이용하는 '감원전'으로 입장을 바꿨다. 그 후 탈원전과 거리를 두며 실용주의 노선을 분명히 하는 듯했으나, 대선을 앞두고 원전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폐기하는 것이 지지층 이탈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 때문일 것이다.
AI 세계 3대 강국, 전기 자동차 확대, 탈석탄 등을 공약한 이 후보가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의 안정적인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특히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설비보다 3배 이상의 전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비율은 10%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불안정한 공급 구조를 갖고 있다. 원전 축소 정책으로는 세계 AI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선진국들이 앞다퉈 원전을 재건하고 확대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국내 원전산업은 문 정부의 탈원전 과속으로 고사 직전까지 갔다가 가까스로 회복돼 수출로 새 도약을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에 대해 애매한 입장을 보이는 것은 유권자들의 불신을 키울 뿐이다. 이 후보가 진정으로 국가 미래를 걱정한다면,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원전 정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재생에너지만으로는 폭증하는 전력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과학과 상식을 바탕으로 한 실용적인 에너지 정책을 제시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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