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 BBC 인터뷰
성 베드로 성당 내 조문객 행렬 |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21일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몇 년간 업무를 줄이라는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끝까지 일하다가 죽음을 맞고" 싶어했다고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갤러거 대주교가 인터뷰에서 밝혔다.
25일(현지시간) 공개된 BBC 단독 인터뷰에서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이 이처럼 힘써 업무를 계속한 것은 힘 없는 이들을 도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점을 인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2014년부터 국무원 외무장관을 맡으며 교황의 국외 출장에 동행해온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마지막으로 휴가라는 것을 간 때가 지금으로부터 "66년이나 67년 전"인 것 같다고 말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예의바르고 점잖으며 공감 능력이 뛰어났지만 스스로 무엇을 원하는지 깨닫고 있었으며 주변 인사들의 조언과 반대로 행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전했다.
갤러거 대주교는 "내가 그 분에 대해 항상 감탄했던 점 중 한 가지는 그 분이 어려운 일들로부터 도망치지 않았다는 점"이라며 "다만 내가 처음부터 그 분의 이런 자세에 항상 찬동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관 |
교황청 접견실에서 BBC 인터뷰에 응한 갤러거 대주교는 교황의 선종으로 생긴 공백이 너무나 커서 자신도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그 분은 목소리 없는 이들의 목소리였다. 압도적 다수의 사람은 힘이 없고 본인들의 운명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을 그 분은 의식하고 계셨다"며 교황이 힘 없는 사람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낫게 하는 데 기여하고 싶어했다고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후 로마 밖 첫 출장지로 지중해의 이탈리아령 람페두사 섬을 택해 중동·아프리카 출신 난민들을 만나 위로했다.
그는 재위 기간에 60여개국을 방문했으며, 그 중에는 측근들이 방문을 반대한 곳들도 있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가겠다는 교황을 측근들이 '너무 위험하다'며 만류했으나, 교황이 "어쨌든, 나는 갈 거다. 아무도 안 가겠다고 하면, 됐다. 내가 혼자 가겠다"고 한 적도 있다고 갤러거 대주교는 전했다.
그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하기 2주 전에 자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유머 감각을 잊지 말게"라는 것이었다고 교황의 소탈한 성격을 설명했다.
교황청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시신이 놓인 바티칸의 성 베드로 대성당에 23일부터 25일까지 도합 25만여명이 조문했다.
교황의 장례식은 바티칸 현지시간 26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에 열린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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