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
공자가 위나라 영공의 무도함을 말하자, 노나라의 권신인 계강자가 “무도함이 이와 같은데도 어찌 지위를 잃지 않나요?”하고 물었다. 공자는 영공을 보필하는 신하들을 들추며 “중숙어가 외교를 맡고, 축타는 종묘를 관리하며, 왕손가는 군대를 잘 통솔하니 어찌 망하겠소?”라고 답했다. 왕인 영공이 비록 무도하지만 신하들의 보필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라가 망하지 않음을 설파한 것이다.
夫:어조사 부, 是:이(this) 시, 奚:어찌 해, 喪:잃을(망할) 상. 이와 같은데도 어찌 잃지(망하지) 않을까요? 27x6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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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을 쓰곤 한다. 어떤 인물을 등용하느냐는 ‘인사’에 따라 ‘만사’가 형통할 수도 망할 수도 있음을 꿰뚫은 명언이다. ‘인인성사(因人成事)’라는 말도 있다. ‘사람으로 인하여 일을 이룬다’는 뜻이다. 사람 하나가 제구실을 다 해서 나라를 구할 수도 있고, 제구실을 못 해서 나라를 망칠 수도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인재의 역할을 시험하고 있는 아슬아슬한 시험장인 것 같다. 곪고 썩은 인사의 폐해가 연쇄적으로 터지고 있다. 이러함에도 망하지 않으려면 역시 사람이 있어야 한다. 국민이 눈을 똑바로 뜨고 구국의 바른 인재를 찾아내고 또 길러야 할 때이다. 이왕에 터진 혼란을 계기로 썩은 부분을 도려내고 새살이 돋게 하는 전화위복을 실현할 바르고 유능한 인재의 출현을 간절히 빈다.
김병기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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