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준정부기관 ‘직무급’ 도입률 93.1%
기타공공기관 도입률은 48.5%로 여전히 절반 이하
기재부, 우수 도입기관 9곳에 ‘총인건비에 인센티브 +0.1%p’
민간기업 확산도...롯데, 대기업 최초로 전 계열사 ‘직무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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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국내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열 곳 중 아홉 곳은 ‘직무급’을 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입 기관이 늘어난 것 뿐 아니라 ‘질적’으로도 직무급의 수준이 높아졌다.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기존의 호봉제가 국내 기업의 생산성 등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제기되고 있는 만큼 공공기관을 넘어 민간기업에까지 직무급 도입을 확산하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가 28일 발표한 ‘2024년도 직무중심 보수체계 개편실적 점검결과’에 따르면, 직무급 도입기관은 2023년 108개에서 2024년 129개로 도입기관 수가 21개 증가했다. 특히 공기업(96.9%)과 준정부기관(90.9%)기관의 도입률은 모두 90%를 넘어섰다. 공기업·준정부기관의 도입률은 93.1%로 총 81개 기관이 직무급을 도입해 양적으로 직무중심 보수체계가 점차 안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 기타공공기관은 99개 가운데 48개(48.5%)만이 직무급을 도입해 공기업·준정부기관 도입률에 크게 못 미쳤고, 지난해(46.4%)와 비교해도 비슷한 수준이었다.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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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이번 점검을 위해 노무사·교수 등 전문가 19인으로 구성된 ‘직무급 점검단’을 올해 1월부터 구성·운영해 총 186개 공공기관(공기업 32개, 준정부기관 55개, 기타공공기관 99개)에 대해 점검했다.
직무급제는 같은 회사에 다니더라도 같은 회사 내에서도 직무 중요도에 따라 임금이 달라지는 제도다. 직무 평가에 의해 노동의 양과 질에 서열을 매긴 후 그 서열에 따라 임금을 지급한다. 우리나라 대다수 기업의 임금체계는 근속연수(연차) 등에 임금이 결정되는 ‘호봉제’였지만, 이는 장기근속과 조직 안정성을 꾀한다는 장점보다는 고비용 구조와 젊은 층의 동기를 저하시켜 ‘생산성’을 떨어뜨린다는 단점이 더 크다는 비판이 컸다.
이에 정부는 박근혜 정부 당시부터 직무급제 도입을 확산하기 위해 공공기관에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특히 2021년부터는 생산성을 높이고 대국민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겠다는 목표로 매년 공공기관의 직무중심 보수체계 개편 노력·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2020년 각각 11.1%, 14.7% 수준에 머물렀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의 직무급제 도입률은 지난해 각각 96.9%, 90.9% 수준까지 상승했다.
이번 점검에선 양적인 증가 뿐 아니라 ‘질적’인 측면에서도 개선되고 있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국남부발전이다. 지난 2022년 직무급 도입한 이 공기업은 최고·최하 직무등급간 차등수준을 2022년 월 9만원에서 2024년 월 57만원까지 확대했다. 특히 직무분류 체계, 직무평가 결과, 직무기술서 등의 직무에 관한 주요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K-프로 직무시스템’을 구축, 이를 전 직원에게 공개해 누구나 자신의 직무에 관한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직원 94.9%의 찬성을 받으면서 모든 직무급 항목을 기본급여 내에 편입하는 등 보수체계 개편을 추진 중이다.
기재부는 공기업·준정부기관은 이번 점검 결과를 공공기관 경영평가단에 전달, 공공기관 경영실적평가에 반영할 예정이다. 기타공공기관의 경우 부처별 경영평가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결과를 각 주무부처에 전달하기로 했다. 아울러 직무급을 이미 도입한 기관 중 ▷유형별 최우수 3개(한국남부발전,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식진흥원) ▷신규도입 우수 3개(한국전력기술주식회사, 한국국토정보공사, 한국노인인력개발원) ▷고도화 우수 3개 기관(한국수자원공사, 한국원자력환경공단, 한국농업기술진흥원) 등 총 9개 기관에는 총인건비에 인센티브 +0.1%포인트를 부여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10월 우수기관 사례집을 발간하고, 5~6월 331개 전체 공공기관 대상 직무급 설명회를 진행한다.
한편 민간기업 중에선 롯데그룹이 국내 대기업 최초로 페이퍼컴퍼니 등을 제외한 30여개 전 계열사에 직무급제를 도입했다. 정부는 조선업, 자동차 부품제조, 석유 화학업 분야를 중심으로 직무급제 도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작년 6월 말 기준 사업체노동력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1000인 이상 사업체의 호봉제 도입률은 63%로 전년 동기 대비 2.1%포인트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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