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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6 (금)

    "환율 1500원 넘어도 물가 2% 안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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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I "강달러는 단기 효과...수입물가에 미치는 영향 제한적"


    파이낸셜뉴스

    김준형 KDI 동향총괄, 마창석 KDI 연구위원(오른쪽부터)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최근의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KDI 현안분석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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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통화당국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크게 웃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9일 내놓은 '최근의 환율 변동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최근 강달러 현상에 따른 환율 상승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변동과 달리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원달러 환율이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무역통계 자료를 기반으로 분석했다. 총 50개 국가, 약 1만개의 품목을 대상으로 한 이번 분석은 환율과 수입물가, 소비자 물가 사이의 복합한 연결고리를 심층적으로 살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 단기적으로 달러로 결제하는 수입품의 가격이 올라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주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가격 상승으로 수요가 줄고, 양국 간 환율 조정이 이뤄지면서 수입품 가격도 다시 안정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KDI는 이 과정에서 어떤 이유로 환율이 오르는지가 중요하다고 집었다. 환율 상승이 '강달러'인지, 국내 요인으로 인한 '원화 약세'인지에 따라 물가에 미치는 충격의 크기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원화 약세'에 따른 물가 상승 효과는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 수입품 전반에 광범위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물가 상승 압박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달러 강세로 원·달러 환율이 1%p 상승할 경우 같은 분기에 수입품 가격은 0.49%p 올랐다. 하지만 1년 누적으로는 0.25%p로 물가 상승 폭이 축소됐다.

    반면 국내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이 1%p 오를 경우 같은 분기 수입품 가격은 같은 분기 0.58%p 오른 뒤 1년 누적 상승률은 0.68%p로 오히려 더 확대됐다.

    소비자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환율이 1%p 상승할 경우 같은 분기에 소비자물가는 강달러와 원화약세 요인으로 모두 0.04%p 올랐다. 하지만 1년 누적 기준으로는 강달러에 따른 환율 상승이 소비자 물가를 0.07%p, 원화 약세에 따른 상승 폭은 0.13%p로 차이를 보였다.

    실제로 지난해 4·4분기 원·달러 환율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분 0.31%p 중 0.20%p가 강달러 영향이었다. 올해 1·4분기에는 강달러 영향이 더 커지면서, 환율에 따른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0.47%p로 확대됐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전기 대비로 보면 1·4분기 환율 변동의 절반 가까이가 국내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2·4분기 원·달러 환율이 국내 요인으로 1500원까지 상승하면 4·4분기 소비자 물가가 1·4분기보다 0.24%p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상승 폭이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강 달러 영향으로 환율이 오르면 소비자물가는 3·4분기 0.19%p까지 상승한 뒤 그 영향이 빠르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1·4분기 물가 상승률이 2.1%에 그쳤고 수요 압력이 여전히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환율이 1500원까지 올라도 물가 상승률이 2%를 크게 상회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2·4분기 환율이 달러화 요인으로 1400원까지 하락하면 4·4분기 물가는 1·4분기보다 0.29%p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요인으로 환율이 1400원까지 하락하면 4·4분기 물가는 0.44%p 하락하고 내년에는 물가 하방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DI는 "달러화 요인으로 환율이 상승하면 그 영향이 단기에 그칠 수 있음을 감안해 통화정책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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