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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텃밭 아닌 살아있는 죽비"…사흘째 호남 표밭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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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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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7일 광주광역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2025.5.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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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5·18 민주화운동 45주년 기념일을 하루 앞둔 17일 전남 나주와 광주를 돌며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이 후보는 "호남은 텃밭이 아닌 죽비"라며 낮은 자세로 지지를 호소하는 한편,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과 쌀값 안정화 등 호남 발전을 약속했다.

    이 후보는 이날 나주와 광주에서 집중 유세를 벌였다. 지난 15일 전남 광양·여수·순천·목포, 16일 전북 익산·군산·전주·정읍을 찾은 데 이어 사흘째 당의 텃밭인 호남 표심 다지기에 나선 것이다. 이 후보는 오는 18일까지 호남에 상주하며 5.18 기념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 후보는 17일 유세에서 광주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호남은 민주당의 텃밭이 아니다"라고 했다. 전통적 지지에 안주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지지를 호소하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나주에서 "이순신 장군이 '약무호남 시무국가'(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고 했다"며 "길고 긴 참혹한 군사 정권도 수백 명이 억울하게 죽어갔지만 결국 5·18 민주화운동으로 끝장냈다. 촛불 혁명에 이어 빛의 혁명으로 이 폭력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정권을 끝장낸 것도 결국 호남 정신"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조국혁신당에 패배한 담양군수 보궐선거를 거론하며 "정규재 주필이 얘기한 것처럼 호남은 민주당이 공천해도 마음에 안 들면 (현역이나 후보를) 싹 날려버린다. 호남은 텃밭이 아니라 살아 있는 죽비"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 유세에서도 "호남은 민주당에 어머니와 같은 존재"라며 "가끔 자식이 부모의 뜻에 어긋나게 행동할 때도 있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 호남은 민주당에 죽비가 돼 혼도 낸다. 지난번(2016년 총선)에는 싹 다 떨어뜨리지 않았나. 또 보궐선거(지난 4월 담양군수 재선거)하는데 제가 그렇게 부탁했지만, 똑 떨어뜨리지 않았나"라고 했다.

    이어 "그래서 민주당이 얼마나 귀한 자식인지, (호남이) 민주당을 얼마나 귀히 여기는가를 안다"며 "(이제는) 정신 바짝 차려서 철도 들었으니 제대로 준비해서 나라 살림 잘하겠다. 호남이 자식 잘 키웠다고 뿌듯하다 느끼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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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뉴스1) 이재명 기자 =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정은경(왼쪽) 총괄선대위원장, '고교생 5·18시민군' 고(故)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의 손을 잡고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공동취재)2025.5.17/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광주=뉴스1)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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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 발전을 위한 공약으로는 재생에너지 산업 육성, 쌀값 안정화 등을 부각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 중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 문제가 심각한데 기후 위기로 전 세계가 재생에너지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는 결정적 기회가 우리에게 있다"며 "햇빛·바람 농사를 지으면 몇 배는 더 버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를 팔려면 정부가 촘촘하게 송배전망을 깔야야한다. 이 부분은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며 "또 일자리를 창출하는 게 중요한데 세금을 대폭 깎아주고, 규제를 대폭 완화해줄테니 나주나 광주에 가서 재생에너지 기반의 기업을 운영하라고 하면 안 갈 리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던 일을 비판하며 쌀값 안정화를 약속하기도 했다. 양곡관리법은 과잉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일정 수준 이상 의무 매입하도록 규정한 것이 골자다.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두차례 강행 처리됐으나 대통령 거부권과 국회 재의결을 거쳐 폐기된 바 있다.

    이 후보는 "(쌀을) 수입하는 게 (가격이) 싸다면 그냥 농사를 짓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바보 같은 생각"이라며 "농업의 공익적 기능을 인정하고 그 역할에 대해 보상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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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7일 오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에 위치한 광주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K-콘텐츠e스포츠 LEVEL UP!' e스포츠 산업 현장간담회에서 게임 '리그오브레전드'를 체험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05.17. photo@newsis.com /사진=김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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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후보는 이날 광주 유세를 마친 뒤에는 e스포츠경기장에서 게임 산업 종사자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게임 산업에 대한 관심을 전하며 "e스포츠가 (국제스포츠대회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고 있는데 기성세대는 여전히 '게임을 하면 애들 망친다'고 생각한다"며 "그 높은 인식의 벽을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참석자들이 지속가능한 e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하자, 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저는 e스포츠 산업이 꽤 잠재력이 있는 영역이라고 본다. 성남시장 시절 피파온라인 중계료가 400억원이 넘는다고 해서 깜짝 놀랐던 경험이 있다"며 "e스포츠를 하나의 산업으로서 지원·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에는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광주 5.18 전야제'에 참석해 광주 정신을 기렸다. 그는 오는 18일 제45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도 참석할 계획이다. 황정아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 후보가 호남에서 나흘간 머무르는 데 대해 "5·18에 맞춰 민주화 성지인 광주를 기점으로 호남에 오래 머무르는 것으로, 호남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높은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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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뉴시스] 조성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7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김용남 전 의원과 포옹하고 있다. 2025.05.17. xconfind@newsis.com /사진=조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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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날 광주 유세에는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을 맡았던 김용남 전 의원이 깜짝 등장해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유세 도중 "어제 (국민의힘을 탈당한) 김상욱 의원이 민주당과 같이 하기로 했는데 오늘은 김 전 의원이 함께 해주시겠다고 한다"며 김 전 의원을 호명했다. 그러자 김 전 의원이 연단에 올라와 이 후보와 포옹한 뒤 시민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이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보수 인사들이 잇따라 본인을 지지하고 나서는 상황에 대해 "국민의힘이 보수의 가치를 버리고 있어서 합리적 보수 정치인들이 탈당하거나 밀려 나오는 상황"이라며 "민주당은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가능한 많은 분과 함께 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 광주=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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