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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3 (화)

    '홍준표 설득' 김대식 하와이 도착했는데... 洪, '청준표'로 프사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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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金 "洪, 오지 말라 했지만 얼굴 보면 다를 것"
    "김문수 후보가 쓴 자필 편지 대신 전하겠다"
    洪, '청색 옷차림' 프로필... 국힘 거절 의사?
    4시간 후 '빨간 넥타이' 수정... 면담도 성사


    한국일보

    김대식(왼쪽 사진) 국민의힘 의원이 홍준표(오른쪽) 전 대구시장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에 도착한 19일, 홍 전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양복과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으로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교체했다. 뉴스1·홍 전 시장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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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로 떠난 김대식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현지에 도착했다. 홍 전 시장의 만류에도 불구, "어떻게 해서든 그를 만나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이라는 게 김 의원의 각오다. 그런데 홍 전 시장이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프로필을 돌연 '파란색 옷차림' 모습의 사진으로 바꿔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문수 편지엔 '힘 모으자' 절절한 호소 담겨"


    김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 막 도착했다. 홍 전 시장이 극구 오지 말라고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안 가면 진정성 부족이다. (막상) 얼굴을 보면 다르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앞서 국민의힘은 탈당 및 정계 은퇴 선언 후 하와이에 체류 중인 홍 전 시장의 복귀 요청을 위한 '하와이 특사단'을 지난 17일 꾸렸고, 김 의원과 유상범 의원 등이 18일 출국했다.

    김 의원은 김문수 후보가 직접 썼다는 '손 편지'를 홍 전 시장에게 전할 방침이다. 그는 "홍 전 시장이 형식적인 것을 굉장히 싫어한다"며 "그걸 김문수 후보도 잘 알아서 저에게 아주 깊은 메시지(를 담은 편지)를 줬다"고 말했다. 서신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먼저 손을 내밀겠다, 어떤 결정을 하시든 존중하겠다, 지금은 힘을 모아야 할 때'라는 내용의 절절한 호소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17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탈당이 홍 전 시장 설득에 도움이 되겠느냐는 질문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 경선 과정에서 홍 전 시장이 느꼈을 서운한 마음에 대해 직접 듣고 앙금을 풀어 주고 싶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홍 전 시장은 30년 동안 당을 지켜 왔고, 당이 어려울 때마다 항상 구원투수로 나와서 재건했다"며 "이번에 굉장히 서운했을 텐데, 이럴 때일수록 누군가가 손을 내밀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홍 전 시장 쓴소리의 본질이 당에 대한 애정이라면, 우리가 들을 가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일보

    2021년 10월 4일 홍준표 당시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 경남도당에서 열린 'jp희망캠프 경남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평소 선호하는 빨간색 넥타이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띈다. 창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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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洪 '청색 옷차림', 민주당 지지 선언일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홍 전 시장에게 차기 정부 국무총리 자리를 제안했다는 설에 대해 김 의원은 "홍 전 시장은 보수의 상징이다. 하루아침에 바꾼다면 그건 홍준표가 아니다"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홍 전 시장이 민주당 제안을 수용하면) 자기가 걸어온 길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우리 국민들로부터도 존경받지 못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실화 가능성이 없는 시나리오라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보내는 '러브콜'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후 12시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 프로필 사진을 '청색 양복'과 '청색 넥타이'를 착용한 자신의 모습으로 바꿨다. 청색은 민주당의 상징색이라는 점에 비춰 예사롭지 않은 신호다. 게다가 홍 전 시장은 평소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선호해 왔다. "누가 물으면 농담조로 '내 성이 홍가'여서 그렇다고 답한다. 붉은색은 정의와 순수의 상징색"이라며 '빨간색 사랑'을 드러낸 적도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홍 전 시장이 우회적으로 국민의힘 대선 캠페인 지원 요청에 거절 의사를 표시한 게 아니냐'라는 해석이 나온다. 홍 전 시장의 일부 지지자도 "사실상 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선언일 것" "프로필 사진을 굳이 지금 바꾼 이유가 무엇이겠느냐" 등 반응을 보였다. 다만 홍 전 시장은 정치적 해석을 의식한 듯, 이날 오후 4시 10분쯤 같은 프로필 사진의 넥타이 색깔만 붉은색으로 수정했다. 또 18일 저녁(미국 시간) 김대식·유상범 의원 등과 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도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박지윤 기자 luce_j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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