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사진. 바이든 전 대통령은 고양이를 안고 있는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여러분들처럼 저와 질도 상처 받아 어려울 때 가장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라며 "사랑과 지지로 응원해줘서 감사하다"라는 글을 게재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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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후 불과 4개월밖에 안 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전립선암 말기인 4기로 알려지면서 그의 건강 문제에 대한 정보가 투명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상 전립선암은 초기에 발견되는 게 일반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기자들에게 "'9기'로 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오래 전에 대중에게 통보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하며 바이든의 전립선암 진행 단계를 잘못 언급했다. 전이되거나 전이된 암은 '4기'로 간주된다.
JD 밴스 부통령도 로마 순방을 마무리하면서 기자들에게 "왜 미국 국민들은 그(바이든)의 건강 상태에 대해 더 잘 알지 못했을까? 이건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해마다 최고의 건강검진을 받아온 바이든의 전립선암 투병 소식이 이제서야 공개된데 대해 강한 의구심을 드러낸 발언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 9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로스앤젤레스의 산불 관련 브리핑을 받고 있다. 바이든 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최근 뼈로 전이된 전립선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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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의료계에서도 바이든의 투병 소식에 당혹스런 표정이다. 노스웨스턴 헬스 네트워크의 암 프로그램 의료 책임자인 크리스 조지 박사는 "전직 대통령은 매년 매우 철저한 신체검사를 받지 않느냐"며 "지난 1년 이내 (혈액 검사를) 받았는데 그게 정상이었다는 걸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NYU 랭원헬스의 비뇨기과 전문의 허버트 레포 박사도 "현대에 이렇게 늦은 단계에서 암을 발견하는 건 약간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전립선암 환자의 약 70%는 다른 장기로 전이되기 전 진단을 받는다. 그러나 미국의 검진 가이드라인은 70세 이상 남성에게 연례 혈액검사를 권장하지 않는다. 연례 대통령 건강검진에 해당 검사가 포함됐는지는 불분명하다.
저널리스트 제이크 태퍼와 알렉스 톰슨이 쓴 새 책 '원죄(Original Sin)'는 임기 마지막 몇 달 동안 바이든의 인지 능력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2028년 민주당 대선 후보로 유력한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상원의원은 NBC에서 "민주당원들이 유권자의 말(대선 후보 교체)을 더 일찍 듣지 않은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인 질 바이든 여사와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남편 더그 엠호프가 1월 15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퇴임 5일을 앞둔 고별 연설을 듣고 있다. /AFPBBNews=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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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미국인의 74%가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하기에 너무 늙었다고 생각했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그의 재선에 어떤 제동도 걸지 않았다. '원죄'에 따르면 바이든 전 대통령의 백악관 직무 능력에 대해 중요한 정보가 대중에게 공개되지 않은 데는 질 바이든 여사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 대통령 바이든의 실수(?)를 바이든 여사가 전담 커버해, 퍼스트 레이디 역할 이상으로 백악관을 관리했다는 것이다.
2024년 재선을 노렸던 바이든은 보좌관과 민주당 내부자들 사이에서 고령으로 총기가 흐려졌다는 광범위한 우려가 불거졌고, 결국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후원자가 이탈하자 재선을 포기했다. 카멀라 해리스 당시 부통령이 바통을 넘겨받았지만 대선이 임박해 따로 경선도 치르지 못한 채 인플레이션부터 우크라이나 및 가자지구 전쟁 장기화까지 바이든 정부를 향한 비난을 고스란히 떠앉고 트럼프에 패했다.
바이든의 최측근 보좌관들은 바이든이 투병 중일 뿐 여전히 인지 능력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이날 새벽 공개된 소셜미디어 게시물에서 "암은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많은 분들이 그렇듯이 질과 저는 부서진 곳에서 가장 강하다는 것을 배웠다. 사랑과 지지로 우리를 일으켜 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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