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막기 위해 결집"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명박 전 대통령이 27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나 포옹하고 있다(왼쪽 사진).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한주형 기자·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반명(反明)' 세력이 총결집하고 있다. 김 후보는 개헌을 매개로 문재인 정부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새미래민주당 상임고문의 지지를 이끌어냈다. 또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연쇄 회동을 통해 보수층 결집에 나섰다.

이낙연 고문은 27일 오전 새미래민주당 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괴물독재국가 저지와 제7공화국 준비에 힘을 보태겠다"며 김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 고문은 "김 후보에게 간간이 돌출한 극단적 인식과 특정 종교인과의 관계 등 제가 수용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며 "그럼에도 치열하고 청렴한 삶의 궤적과 서민 친화적·현장 밀착적인 공직 수행은 평가받을 만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와 이 고문 측은 합의점을 찾은 국민통합 정부 구성, 3년 임기 단축 개헌 등 협력 방안에 대한 실무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 고문은 합당이나 국민의힘 합류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에 이어 호남 출신으로 국무총리, 전남도지사 등을 지낸 이 고문까지 김 후보가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지지 기반을 확대했다는 평가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은 기존 보수층뿐만 아니라 중도·무당층 내 '반이재명' 표심까지 최대한 결집하려는 포석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이명박 전 대통령과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오찬을 했다. 지난 24일 대구 달성군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예방에 이어 보수 출신 대통령과 연이어 만남을 가지며 보수층 결집에 나선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오찬 장소에 도착해 김 후보를 껴안으며 "깨끗한 김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왔다"고 응원했다. 오찬에서 이 전 대통령은 김 후보를 두고 "노동자도 잘 알고 기업도 잘 알고 행정 경험도 해본 좋은 후보"라며 "국민들이 반드시 알아줄 것이다. 끝까지 열심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배석한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김 후보는 이날 집권 시 대통령 취임 당일 시행할 '6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우선 '비상경제 워룸' 설치를 약속했다. 경제 관련 부처 신임 장관을 임명하기 전 기업인과 소상공인을 참여시킨 별도 경제조직을 가동해 민생을 챙기겠다는 것이다. 또 취임 당일 즉각 여야 원내대표 연석회의를 열고 30조원 규모 민생 추가경정예산 편성 논의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고문이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것을 두고 비난을 쏟아냈다. 김민석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 고문을 겨냥해 "'사쿠라' 행보의 끝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진영화 기자 / 김형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