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6] 6·3 대선 공약검증 〈6〉 가상자산
민간에 화폐 발행 권한 주는 셈… 해외 수요 적어 유명무실 가능성
가상자산 현물 ETF도 허가 약속… 일각 “증시 부양에 역효과” 지적
● 李-金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입 모아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금 등 기초 자산과 일대일로 가치가 고정되는 가상자산을 의미한다. 기존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은 가치 변동이 커 결제보다 투자에 초점이 맞춰진 데 비해 스테이블코인은 안정적인 결제가 주요 기능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와 서클(USDC) 등은 해외 송금과 거래 등에서 이미 사용되고 있다.
대선 후보 캠프들에선 하루빨리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유입에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후보 측은 선대위 산하에 디지털자산위원회를 만들어 스테이블코인 관련 내용이 포함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나섰다. 김 후보도 대선 공약 중 일부로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도입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기존 금융 거래 대비 신속하고 효율적인 디지털 거래·송금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국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허용하는 것이 한국은행 등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에 화폐 발행 권한을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우려가 나온다. 스테이블코인의 유통 비중이 높아지면 한은의 통화정책 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는 것.
효용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강점은 국내외로 돈을 손쉽게 옮길 수 있다는 점인데,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은 발행되더라도 해외 수요가 적어 유명무실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신보성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 시점에서 우선순위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의 국내 시장 잠식을 차단하는 것”이라며 “당국의 시야에서 벗어난 해외 결제나 송금이 폭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통제와 관리가 우선 필요하다”고 했다.
자산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스테이블코인의 안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변화가 커지면 ‘코인런’(코인 대거 인출) 같은 사태가 발생해 시장 안정성을 크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 박선영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발행사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으면 ‘머지포인트 사태’처럼 신용 붕괴에 따른 대규모 환매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 “가상자산 현물 ETF, 증시 부양 저해 우려”
두 후보 모두 가상자산 현물 ETF를 허가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가격을 기초로 지수를 만들어 일반인들이 주식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가상자산을 ETF 등 금융 상품의 기초 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
다만 금융당국에선 가상자산을 추종하는 지수 펀드가 나올 경우 증시 부양에 저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가상자산 현물 ETF는 정부가 기존에 추진하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상충해 추진이 늦어진 면도 있다”며 “가상자산 현물 ETF에 자금이 몰릴 경우 코스피 등 국내 자본시장의 성장에는 실익이 없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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