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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종신형 갱단 두목도 사면하는 트럼프... "바이든 때 박해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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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든 정부에서 보수라 차별"
    거액 기부자도 사면 대상에 포함
    "앞으로 정치적 사면 잦아질 듯"


    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면으로 미국 리얼리티 TV쇼 주인공 토드 크리슬리가 플로리다주 펜사콜라에 위치한 교도소에서 나오는 날, 트럼프 대통령이 들어간 성조기를 준비한 팬들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펜사콜라=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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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면권을 점점 더 자주 휘두르고 있다. 사면 대상은 주로 자신의 지지자들로, 이들이 조 바이든 전 정부에서 과도한 '정치적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상에 탈세범이나 사기꾼, 심지어 살인죄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갱단 두목까지 포함되면서 논란을 낳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26건의 사면과 감형 조치를 발표했다. 대상엔 총기 사건으로 징역형을 선고 받은 래퍼와 세금 탈루 혐의로 징역형이 선고된 마이클 그림 전 공화당 의원, 심지어 살인 등 중범죄로 종신형이 선고돼 복역 중이던 시카고 갱단 공동 설립자까지 포함됐다.

    트럼프 정부는 이들이 보수파 또는 트럼프 지지자라는 이유로 민주당 정부에서 '정치적 기소'를 당했다고 사면 이유를 댄다. 실제로 사면 대상에 포함된 일부 죄수는 "트럼프 대통령처럼 정치적 이유로 검찰의 부당한 표적이 됐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당일 행정명령을 통해 2021년 1·6 폭동 당시 의사당에 난입했던 1,000명 넘는 폭도 대부분에게 사면과 감형 조치를 해 주기도 했다.

    트럼프 일가에 거액을 기부한 사람도 사면 대상에 포함된다. 지난해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한 요양원의 임원은 "모금 활동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해 형사 기소 대상이 됐다"고 주장했고, 최근 그의 어머니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기부한 직후 실제 사면을 받았다. 범죄자들이 사면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 측근에 접근해 막대한 돈을 쏟고 있는 상황을 빗댄 '사면 쇼핑'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자 추가 사면을 예고해, 앞으로의 사면은 점점 더 정치적 색깔을 띨 것으로 전망된다. NYT는 "최근 법무부 사면 변호사로 임명된 에드 마틴은 트럼프 측근으로, 의사당 폭도들을 옹호하고 대통령의 정적을 처벌하기 위해 법무부 권한을 쓸 수 있다고 보는 사람"이라며 "앞으로도 사면에 대한 행정부의 정치적 접근 방식이 강해질 것"이라고 짚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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