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대선]
1997년 80.7% 이후 최고치…사전투표 도입 후 역대최고
투표율 '서고동저' 양상…서울 투표율도 '강남3구' 주춤
"보수도 비상계엄 반대…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실패 영향도"
제21대 대통령 선거일인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동 제5투표소가 마련된 여의도중학교에서 한 가족이 투표인증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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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80.7% 이후 최고치…사전투표 도입 후 역대최고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본투표와 29~30일 사전투표 등을 합산한 결과 전체 유권자 4439만1871명 중 3523만2243명이 투표에 참여, 투표율이 79.4%로 잠정 집계됐다.
79.4% 투표율은 고(故)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1997년 15대 대선(80.7%) 이후 28년 만에 최고치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직전 20대 대선 투표율은 77.1%,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치러진 19대 대선은 77.2%였다. 79.4%는 2014년 사전투표제가 도입된 이후로는 역대 최고 투표율이기도 하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은 34.74%로 역대 가장 높았던 20대 대선 사전투표율(36.93%) 대비 2.19%포인트(p) 낮았다. 사전투표율이 낮았음에도 높은 본투표율이 최종 투표율을 크게 끌어올린 것이다. 이번 대선 사전투표율이 20대 대비 낮았던 데는 사전투표일 모두 평일(목요일 및 금요일)이었던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통상 77% 이상 투표율이면 투표할 사람은 거의 다 했다고 판단하는 게 맞다”며 “이번 대선은 진보 지지층과 보수 지지층 모두 결집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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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표율 ‘서고동저’ 양상…서울 투표율도 ‘강남3구’ 주춤
다만 지역별 투표율은 진보진영 텃밭은 호남은 높고 보수진영 텃밭인 영남은 낮은 ‘서고동저’ 양상이 보였다.
광주 투표율은 83.9%로 17개 시도중 가장 높았고 이어 전남 83.6%, 세종 83.1%, 전북 82.5% 순이었다. 호남 3개 지역이 투표율 1~4위에 모두 포함됐다. 20대 대선 대비 광주는 2.1%포인트, 전남은 2.5%포인트 투표율이 증가했다.
반면 영남지역은 대구와 울산을 제외하고는 모두 80%대 아래 투표율에 머물렀다. 대구 80.2%, 울산 80.1%를 제외하고는 경북(78.9%), 경남(78.5%), 부산(78.4%)에 그쳤다. 지난 20대 대비 투표율 증가세는 대구 1.5%, 경북 0.8%로 호남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다.
서울 역시 21대 대선 대비 보수강세 지역인 강남 3구의 투표율이 다른 구 대비 주춤했다.
20대 대선에서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서초구(80.6%)고 가장 투표율이 높았고 2위는 송파구(80.2%)였다. 강남구도 78.5%로 투표율 9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1대 대선에서는 투표율 5위 내에는 송파구(81.7%)만 포함됐고 나머지 서초구(81.4%), 강남구(79.1%)는 각각 6위, 18위에 그쳤다.
또 20대 대선 대비 투표율 증가세도 진보 강세 자치구인 은평·금천·중랑구는 모두 각각 3.0%포인트 늘었다. 반면 송파구는 1.5%포인트 늘어나는데 그쳤고,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0.6%포인트만 증가했다. 증가율 순위로는 서초·강남구가 25개 서울 자치구 중 공동 최하위다.
“보수 지지자도 비상계엄 반대…투표 포기한 보수 영향”
전국적으로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으나 호남이 영남 대비 더 두드러진 이유는 비상계엄 및 탄핵사태에 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당내에서 찬탄파(탄핵찬성파)와 반탄파(탄핵반대파)로 갈려 싸운 것과 같이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도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반감이 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한울 한국사람연구원장은 “보수층이 많은 영남 지역도 결집한 것은 맞지만, 보수층 내부에서도 비상계엄을 잘못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이 때문에 평소와 달리 보수 지지층 사이에서도 분화가 발생했다. 비상계엄에 반대하고 탄핵에 찬성한 보수 지지층은 투표장으로 발을 옮기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한덕수 단일화 실패 등 보수진영 내부 갈등이 보수결집을 방해했다는 분석도 있다. 엄경영 소장은 “막판에 단일화가 무산되면서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낮아졌다고 생각한 보수층 일부가 투표를 불참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서울은 80.1%을 투표율을 기록하며 지난 20대 대선 대비 2.2%포인트나 상승했다. 유권자가 가장 많은 경기도의 투표율은 79.4%로 직전 대선 대비 2.7포인트 상승했다. 제주도 투표율이 74.6%로 가장 낮았고, 민심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충청(77.3%)과 충남(76.0%)의 투표율도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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