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개혁신당행에는 선을 그었지만, 국민의힘을 대체할 보수 세력화에는 관심을 보였다. 9일 소통 채널 '청년의 꿈'에서 개혁신당 입당과 관련한 소문에 대해 "개혁신당행은 낭설이다"고 밝혔다. 해당 소통 채널에서 한 누리꾼은 "홍 시장이 개혁신당으로 간다는 설이 돌고 있다. 만약 개혁신당으로 가면 박쥐 이미지를 뒤집어쓰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누리꾼은 "개혁신당으로 가더라도 내년에 가셔라"고 말하자 홍 시장은 "알겠다"며 이준석 의원과 손잡을 가능성을 남겨 놓았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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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누리꾼이 "제3당이 성공한 예가 없다.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문을 완전히 닫진 마시라"라고 조언하자 홍 전 시장은 "이재명 정권은 '내란동조'와 '후보 강제 교체사건'을 이유로 국민의힘에 대해 위헌 정당 해산 청구할 것으로 본다"며 "그 출발이 내란 특검법 통과"라고 답해 존속 여부도 불투명한 국민의힘으로 돌아갈 생각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홍준표 중심의 신당을 만들라"는 지지자들 요구에 "알겠다"고 해 앞으로 국민의힘 움직임, 위헌 정당 해산 청구 여부 등을 지켜보면서 정계 개편 시 움직일 뜻을 드러냈다.

앞서 지난 8일 홍 전 시장은 "여의도 양당 체제의 한축인 사이비 보수정당은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며 "민주당 독선 정권에 맞서 국익을 우선하는 새로운 세력들이 모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른바 보수, 진보, 청년의 통합으로 새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며 청년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정당에 관심을 보였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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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난 홍 전 시장이 연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국민의힘에 쓴소리를 이어가는 데는 보수 개편의 한 축으로서 향후 역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과 더불어 비판도 나온다. 지난 6일 천하람 개혁신당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KBS라디오 전격시사와의 인터뷰에서 "홍 전 시장께서 비록 정치를 그만하겠다고 말씀하셨지만 저는 (홍 전 시장의) 또 역할이 있을 것 같다"며 "국민의힘의 쇄신 시도나 전당대회가 난장판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홍준표 시장이 활동할 수 있는 정치적 공간이 굉장히 넓게 열리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신평 변호사는 7일 자신의 SNS에 "지난 6.3 대선의 승패를 가른 요인은 무엇이었을까?"라며 자문한 뒤 "나에게 하나만을 들어보라고 한다면, 조직력 즉 단합된 힘의 심한 우열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가뜩이나 천형(天刑)의 낙인 역할을 한 '내란'의 프레임도 버거운데, 여기저기서 김을 빼는 사람들이 속출했다"며 "가장 큰 몫을 한 이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다. 이제 그는 국민의힘이 정당해산 감이라고 열을 올린다"고 비판했다. 나아가 그는 "국민의힘 그리고 보수의 진영 내부에는 홍준표뿐만 아니라 이런 '응석받이'로 자라나 도대체 앞뒤를 가리지 못하고 막된 행동을 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 것 같다"며 "이런 사람과 적당하게 손절매하여 결별하지 않으면 그 손(損)은 두고두고 이어질 것이다. '봉숭아 학당'은 하루라도 빨리 문을 닫고 그 자리에 제대로 된 학교가 차려져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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