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의 모습.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호르무지 해협을 통과한다. /구글어스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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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은 16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실현 불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두고 여러 차례 협박한 바 있으나, 직접 시도한 사례는 없다는 것이다. 이란의 무역이 대부분 해상을 통해서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보수파의 정치적 입지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도 해협 봉쇄가 힘든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이란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시설, 군사 지휘소, 고위인사 숙소, 과학자 거주지, 미사일 발사대 등을 겨냥해 330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했다. 이에 이란도 전날 오후 이스라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을 겨냥해 수백 기의 미사일을 발사하며 대응하는 등 군사 충돌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군사 충돌이 격화하는 등 이란의 대내외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최악의 시나리오가 부상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과거 1차 오일쇼크 또는 이란-이라크전을 재현시킬 수 있다”며 “이란 남쪽에 위치한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해협으로 전 세계 원유 및 LNG 해상 물동량의 약 20%가 거쳐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당 해역이 이란에 의해 봉쇄될 시 우회 가능한 시설은 사우디와 UAE가 유일하고 이라크, 쿠웨이트, 카타르 등은 운송 차질이 불가피하다”며 “전 세계 공급의 최소 7~10%에 해당하는 원유 수출이 제한될 경우 유가는 당장 배럴당 85달러까지도 돌파가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최 연구원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실현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에너지 운송의 85%가 아시아향이라 함은 역으로 우방인 이라크와 카타르, 주요 고객인 중국의 반발을 유발할 수 있다”며 “또한 이란은 평화와 안전에 문제가 없는 한 항해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무해통항권에 가입돼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정치 이슈가 예단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이와 같은 이유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어불성설에 가깝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유가는 당장 지정학 리스크를 반영하겠지만 해협 봉쇄가 어렵다는 것을 확인할 시 공급 영향에 따라 안정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김종용 기자(deep@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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