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산하에 설치
7년 이상 연체, 5000만원 이하 대상
금융사로부터 부실채권 일괄 인수
소요 재원 약 8000억원
2차 추경으로 4000억 조달
나머지 은행권이 지원
수혜 대상 약 113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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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배드뱅크) 윤곽이 나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출자한 주식회사를 통해 장기 연체된 개인 무담보채권(개인사업자 포함)을 일괄 매입하기로 했다. 필요한 재원 중 절반은 은행들이 부담한다. 이를 통해 장기간 빚의 늪에 빠진 사람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주고, 내수 회복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금융위원회는 19일 이 같은 내용의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이는 2차 추경 예산 정부 제출안 설명을 위한 것으로 국회 예산 심의 등에 따라 최종 내용은 달라질 수 있다.
배드뱅크 형태는 캠코가 출자하는 상법상 주식회사로 결정됐다. 배드뱅크는 크게 ▲주식회사 ▲유한회사 ▲비영리법인 형태로 만들 수 있다. 송병관 금융위 서민금융과 과장은 "소득·재산 심사 시 가급적 개인정보를 이관받아서 일괄 심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일괄 심사를 진행하려면 주체가 명확해야 하므로 상법상 주식회사 형태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원 대상은 7년 이상 연체된 개인 무담보채권(개인사업자 포함)이다. 기준을 '7년 이상'으로 삼은 것은 연체정보가 공유되는 최장기간이자, 파산·면책 후 재신청이 가능해지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채무조정 금액은 최대 5000만원 이하로 설정했다. 신용회복위원회(신복위) 채무조정 신청자의 평균 채무 금액인 4456만원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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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드뱅크가 설립되면 해당 채권을 금융회사로부터 채권의 1~5% 가격으로 일괄 매입하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부실채권(NPL) 매입가율은 1~3% 수준이다. 송 과장은 "최대한 많이 매입하려면 매각하는 금융회사들의 저항이 적어야 한다"며 "캠코가 매입할 때 회계법인을 통해 매입 가격 테이블을 새로 만들 예정이고, 예산을 신청할 때는 매입가율을 5%로 산정했다"고 말했다.
소요되는 재원은 약 8000억원이다. 7년 이상, 5000만원 이하의 연체 채권 규모는 약 16조4000억원. 평균 매입가율(5%)를 곱하면 대략 8000억원이 나온다. 이 가운데 4000억원만 2차 추경에서 마련한다. 나머지 4000억원은 은행들이 지원한다.
송 과장은 "정부는 마중물 역할로 400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금융권이 부담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금융권으로부터 이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배드뱅크가 채권을 매입하면 즉시 추심이 중단된다. 이후 철저한 소득·재산 심사를 거쳐 소각하거나 채무조정을 진행한다. 금융위는 성실 상환자들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파산에 준하는 수준으로 상환능력을 상실한 연체자만 엄격하게 선별해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채권 소각 대상은 상환 능력을 아예 상실해 개인 파산에 준하는 경우다. 중위소득 60% 이하(재산)인 개인이 회생·파산 인정 재산 외에 처분 가능 재산이 없는 사람들로 한정했다.
상환능력이 있지만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은 채무조정 절차를 거친다. 배드뱅크 지원자는 원금의 최대 80%를 감면하고 분할 상환 기간을 10년으로 연장해준다. 이는 신복위 개인워크아웃 기준인 원금의 최대 70% 감면, 분할 상환 최장 8년보다 강화된 조치다.
금융위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감내하기 어려운 추심, 압류 등 연체 고통을 고려하면 고의 연체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누구나 장기 연체자가 될 수 있고, 사회통합과 약자에 대한 재기 기회 제공 차원에서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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