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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경기 안좋아 빚 못갚아요"… 취약 자영업자 연체율 12.24% '12년 만에 최고'[한은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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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 줄면서 채무 상환능력 약화
    자영업 가구 중 3.2%는 '고위험'
    한은 "채무 조정·폐업 지원 필요"
    금융권도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파이낸셜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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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 대출액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음에도 취약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저신용 차주가 늘면서 자산과 소득 측면에서 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가 3%를 넘어서는 등 부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2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자영업자 대출잔액은 약 1067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개인사업자대출(719조1000억원)과 가계대출(348조6000억원)을 합친 수치로 지난 2022년 하반기 이후 증가세 둔화가 지속되고 있다.

    문제는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1.88%)이 취약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장기평균(2012년 이후 1.39%)을 상회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업권별로는 비은행대출 연체율(3.92%)이 은행대출 연체율(0.53%)을 크게 웃돌고 있으며,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12.24%)은 비취약 자영업자(0.46%)보다 현저히 높다.

    한은이 자영업 가구의 재무상황을 비자영업 가구와 비교한 결과 자영업 가구는 금융순부채(금융부채>금융자산) 상황인 가운데 원리금 상환부담이 비자영업 가구보다 커 여건 변화에 따른 유동성 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 3월 말 자영업 가구는 총자산 중 금융자산 비중(16.5%)이 비자영업 가구(24.0%) 대비 상대적으로 낮고, 비자영업 가구(+0.20억원)와 달리 금융순부채(-0.29억원) 상황으로 분석됐다.

    특히 소득 측면에서 채무상환능력이 비자영업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추세다. 자산 측면의 채무상환능력 지표인 자산대비부채비율(DTA)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추이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월 말 자영업 가구의 DTA(34.2%)는 비자영업 가구(35.7%)보다 소폭 낮은 반면, 자영업 가구의 DSR(34.9%)은 비자영업 가구(27.4%)를 상회하는 등 자영업 가구의 소득 대비 상환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자영업 가구의 3.2%는 자산과 소득 측면에서 모두 상환능력이 취약한 고위험가구로 나타났다. 자영업 및 비자영업 가구의 고위험가구 비중을 보유 금융부채 기준으로 보면 자영업 가구(6.2%)가 비자영업 가구(4.4%)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자영업 가구가 보유한 금융부채의 부실위험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자영업자의 상환능력과 경영상황 등 개별 여건을 고려해 필요시 채무 조정과 함께 재취업 지원 등 소득 회복을 위한 미시적 정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자영업자의 이자상환부담이 점차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지만 서비스업 경기 부진 등으로 소득 회복이 더딘 점은 자영업 가구의 채무상환능력 개선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은은 "회생 가능성이 낮은 자영업자에 대한 폐업 지원 등 점진적 구조조정을 병행하는 동시에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이 금융기관 건전성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충당금 적립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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