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SC 조선 자회사 2곳 합병 심사안 통과
합병 완료시 시총 50조원, 자산 규모 75조원
규모의 경제 앞세워 中 선박 가격 더 저렴해질듯
韓 글로벌 선박 수주 시장서 중국에 밀려
중국 조선사 합병으로 입지 더욱 좁아질수도
중국 CSSC의 LNG선. [CSSC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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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세계 최대 조선 기업인 중국 국영 중국선박그룹유한공사(CSSC)의 핵심 조선 자회사 2곳의 합병이 임박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한국 조선 기업들은 ‘조선 공룡’ 출범 소식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7일 증권일보 등 중국 현지매체들에 따르면 CSSC 산하 중국선박공업주식유한회사(이하 중국선박)는 4일 공시를 통해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이하 중국중공)를 흡수합병하는 거래가 상하이증권거래소 인수합병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합병은 중국선박이 신주를 발행해 기존 중국중공 주식과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신 합병안에 따르면 중국중공 주식 1주당 중국선박 주식 0.1339주를 교환할 수 있다. 앞으로 합병과 관련해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등록 및 관련 법률·규정에 따른 추가 승인 등의 절차만이 남았다.
합병이 완료될 시 세계 최대 조선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1998년 설립된 중국선박은 군·민 조선 건조 및 수리, 해양공정 등의 사업을 하고 있다. 산하에는 장난조선, 와이가오차오조선, 중촨청시, 광촨국제 등 4개 조선 기업이 있다. 중국중공은 2008년 설립돼 해양방위와 해양개발장비 등의 사업 부문을 갖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대형 조선소는 다롄조선, 우창조선, 베이하이조선 등이다.
지난 4일 종가 기준 중국선박, 중국중공 시각총액은 각각 1467억위안(약 28조원), 1056억위안(약 20조원)이다. 양사 합병 시 시가총액 규모만 50조원에 육박한다. 자산 규모는 4000억위안(76조원)으로 국내 최대 조선사인 HD현대중공업(20조원)보다 3.5배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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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량 측면에서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선박은 지난해 154척, 1272만4600DWT(순수화물 적재톤수)의 선박을 수주했다. 중국중공은 103척(1589만9500DWT)을 수주했다. 이는 전 세계 조선소가 체결한 선박 주문량의 약 17%에 해당한다.
중국 조선사들의 대규모 합병 소식에 국내 조선사들은 긴장하고 있다. 중국이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선박 가격 경쟁력을 높일 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의 연구 개발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는 점도 국내 조선사들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최근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중국에 밀려 고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격 경쟁력 외에는 뚜렷한 장점이 없었던 중국 조선사들이 국내 조선사들을 위협할 만한 건조 기술력을 앞세워 시장 선두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중국은 1004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수주, 점유율 52%를 달성했다. 우리나라(487만CGT)는 25%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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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5월 중국산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들이 자국에 입항할 시 수수료를 부과하는 정책을 발표했지만, 글로벌 해운사들은 여전히 중국을 외면하지 못하고 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 선박을 보유함으로써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중국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고부가치선박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소형모듈원전(SMR) 추진선 등 새 미래 먹거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적극적인 후원을 받고 있는 중국 또한 고부가 선박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가 안심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선박에서 중국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가 시행되지 않는 이상 글로벌 선박 시장에서 한국의 입지는 계속 좁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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