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문화재단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된 펜타곤 출신 정우석.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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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무대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던 9인조 보이그룹 펜타곤의 메인 래퍼이자 ‘자이언트’ 막내. 솔로 가수 정우석(27)의 예전 수식어다. 그러나 그는 이 화려함을 잠시 내려놓고, 보다 솔직한 목소리로 무대에 서기 위해 다시 출발선에 섰다.
밀착된 무대와 자유로운 밴드 사운드, 그리고 오롯이 자신만의 색으로 두 번째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이다. 최근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된 그를 3일 서울 마포구 CJ아지트에서 만났다.
“아이돌 그룹 땐 팀이 지향하는 음악이 있었어요. 하지만 솔로 활동을 하면서 저만의 음악적 정체성을 찾고 싶어졌죠. 튠업은 그런 기회를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자, 음악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수단이라 생각했어요.”
그는 지원 이유를 이렇게 밝히며 “경쟁률이 높아 긴장했지만, 선정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튠업은 2010년부터 CJ문화재단이 운영해 온 인디 뮤지션 지원 프로그램이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뮤지션들에게 2년 동안 앨범 2장의 제작비(최대 2500만 원)와 성장 단계에 맞춘 공연 제작 등을 지원한다. 올해 심사에는 총 791팀이 지원해 131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경쟁률이 우석 포함 △공원 △김승주 △밀레나 △송소희 △오월오일 등 6팀이 선정됐다.
CJ문화재단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된 펜타곤 출신 정우석.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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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데뷔한 펜타곤은 ‘빛나리’ 등 히트곡을 직접 만드는 ‘자체 제작돌’로 사랑받았다. 정우석도 데뷔 초부터 작사·작곡에 참여하며 꾸준히 곡을 써왔다. 그는 “펜타곤에서 직접 곡을 만들고, 랩 가사를 고민하던 것이 현재 활동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그의 ‘고향’ 펜타곤은 내년이면 데뷔 10주년을 맞는다. “멤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순간이 있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로서는 큰 무대와 팬덤을 누렸지만, 솔로로선 아직 ‘빈 종이’인 셈. “내가 뭘 해도 사람들은 다 처음 듣는 것처럼 새로울 테니, ‘하고 싶은 걸 하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의 음악은 록과 밴드 사운드가 중심이다. 경쾌하고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멜로디에, 서정적인 가사가 특징이다. “밴드 음악은 어떤 기분일 때 들어도 다르게 좋고, 악기 고유의 색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어요. 아이돌 때는 ‘기승전결’이 명확했는데, 밴드 음악은 더 자유롭죠.”
그는 지난해 중순부터 공연과 녹음에 함께 할 밴드도 꾸렸다. 처음엔 단기적으로 도움을 받기로 했지만, 그의 목소리를 들은 멤버들이 “네가 무대에서 프런트맨으로 선다면, 전에 이루지 못한 밴드의 꿈을 이룰 수 있겠다”라며 기꺼이 합류했다.
펜타곤 정우석이 CJ문화재단의 인디 뮤지션 지원사업 ‘튠업’ 26기에 선정됐다. 사진은 정우석이 튠업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 CJ문화재단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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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과 솔로의 차이를 묻자, 그는 웃으며 “우선 파트가 많아졌다”고 했다. 하지만 홀로 무대에 서는 경험은 낯설었다. “기준이 높고 완벽주의라 부담이 컸죠. 무대에서 부끄러운 건 정말 싫거든요.” 연습을 거듭했고, 처음엔 30분도 채우기 힘들었던 공연 시간을 3시간까지 늘릴 수 있었다.
그는 최근 자신의 음악적 키워드를 ‘진화’라 정했다. 올 5월 발매한 미니 앨범 ‘Ender To Ander’에도 타이틀곡 ‘직선’ 등 스스로의 성장을 고심한 노래들이 담겼다. “지금 제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분들은 제 최저점을 보고 계신 거예요. 앞으로 더 나아갈 테니 지켜봐 달라는 의미입니다.”
그는 “먼 미래에 돌아봤을 때, 스스로 부끄럽지 않은 음악을 해왔다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 누군가 내 무대를 보고 ‘나도 좋아하는 걸 해봐야겠다’고 생각해 준다면 기쁠 것 같다”라며 “앞으로 튠업과 협업하며 공연 연출에도 보다 깊이 관여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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