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플랫폼이 자영업자간 양극화 심화시켜
경쟁 밀린 자영업자, 자연스러운 전업 유도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ADB-BOK-JIMF 컨퍼런스'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은행 /사진=(서울=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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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성장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선별해 충분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는 경우에 따라 자연스러운 전업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오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년 BOK 지역경제 심포지엄' 개회사에서 "규모가 큰 수도권 업체들은 온라인플랫폼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 성과를 낸 반면, 전통적인 점포 소매에 의존하던 비수도권 영세업체들은 영업기반이 약화돼 경영이 더 어려워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지역 간 격차 심화와 청년인구 유출, 산업기반 약화 등 고성장 과정에서 가려졌던 구조적 문제들이 뚜렷해지면서 우리경제 전체의 성장세를 약화시키고 있다"며 "지역경제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선 모든 부문에 자원을 균등하게 배분하기보단 '선택과 집중'으로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에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온라인플랫폼 성장이 자영업자간 양극화를 심화했다고도 지적했다. 이 총재는 "최근 온라인 플랫폼이 성장하면서 자영업 환경에 또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시장과 고객 접근성이 확대된 측면도 있지만 동시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고 꼬집었다.
이어 "요즘 자영업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잘되는 곳만 잘되는' 쏠림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라며 "2018년엔 소매 자영업체 가운데 매출 상위 20%가 하위 20%보다 매출이 110배 정도 많았지만, 2023년엔 230배가 넘을 정도로 격차가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정책지원은 성장잠재력이 높은 곳에 집중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 총재는 "양극화에 대응해 정부는 자영업 지원을 늘렸고 창업초기와 청년층, 소규모 업체, 비수도권에서 효과도 컸다"면서도 "이미 생산성이 낮아진 업체에 대한 지원은 효과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플랫폼 경제의 영향력이 향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도 성장 잠재력이 큰 자영업자를 신중하게 선별해 충분히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강조했다.
아울러 "안전망을 촘촘히 강화해 경쟁에서 밀려난 자영업자의 재기를 돕고, 경우에 따라 자연스러운 전업도 유도해야 한다"며 "정책지원을 통해 계속해서 성공사례가 나오고 유능한 후발주자가 육성되는 선순환 체계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심포지엄 후반부 발표된 '메가 샌드박스'와 '지역 거점대학 육성'과 관련해선 "지역에 대한 대폭적인 규제 완화와 거점대학 육성을 통해 기업과 학교가 지역의 혁신을 주도하자는 방안"이라며 "지역의 고용과 정주여건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지역균형 발전에도 중요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주현 기자 na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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