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SG성동조선은 지난 4일 삼성중공업과 유조선 건조 업무 협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이 수주하는 유조선을 HSG성동조선이 위탁 건조하는 형태로 협력할 예정이다. HSG성동조선은 그동안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에 블록을 만들어 공급해 왔다. 선박 전체를 맡아 처음부터 끝까지 위탁 생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HSG성동조선 통영 조선소. / HSG성동조선 제공 |
삼성중공업은 연내 HSG성동조선에 첫 물량을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중공업의 수주 잔고 중 유조선은 21척이다. 삼성중공업은 수주량이 늘면서 지난해 말 중국 저우산조선소에 처음으로 유조선 건조를 맡기는 등 외주 생산을 늘리고 있다. HSG성동조선엔 수에즈막스급(수에즈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크기 선박)을 비롯해 중형 유조선 수주 물량 일부를 넘길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선박 위탁 건조는 단기성이 아니라 상생의 의미로 장기적 협력 차원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HSG성동조선 관계자는 “선박 수, 단가, 도급 범위 등 세부사항을 아직 조율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HSG성동조선은 경남 통영 조선소의 120만㎡(약 36만평) 대형 야드에서 다시 선박을 통째로 만들 수 있게 됐다. HSG성동조선은 조선업 불황 여파와 중국의 저가 물량 공세로 부도 위기에 처해 2018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2020년 해양 플랜트·조선 기자재 제조사 HSG중공업이 인수하면서 기업 회생 절차가 종료됐다.
HSG성동조선은 이후 해상 풍력 설비 사업에 진출했다. 해상 풍력 발전기의 하부 구조물 제작이 선박 건조와 유사하다는 점에 착안해 기존 생산 설비를 활용해 해상 풍력 하부 구조물로 사업 분야를 다각화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 3188억원 중 풍력 사업 비율이 74%를 차지했다. 지난 4월 사모펀드 등으로부터 2100억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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