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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사제 뛰어넘은 애정과 교감…손민수·임윤찬의 건반 위 춤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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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민수(오른쪽)와 임윤찬(왼쪽) 피아니스트가 15일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 에서 관중들의 인사에 화답하고 있다. / 사진 = 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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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찬이는 제자이기 이전에 음악을 사랑하고 나누는 동료입니다. 진심과 열정을 존경합니다."(손민수)

    "선생님은 제 인생과 음악에 대해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분입니다. 함께하는 연주는 언제나 축복 같습니다."(임윤찬)

    손민수와 임윤찬 두 피아니스트는 현재 한국 음악계의 최고 스타다. 주회 때마다 매진을 거듭하며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데다 굵직한 수상 성과도 잇따른다. 임윤찬이 지난해 '클래식 음반의 오스카'라고 불리는 그라모폰 어워드를 수상하며 유명세가 더해졌다. 지난 14~15일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손민수 & 임윤찬 공연'도 전석 매진 속 성료됐다.

    임윤찬은 스승 손민수에 대해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그는 스승과의 협주에 대해 묻는 기자의 질문에 "(함께 연주한다는 것에 대한) 부담은 전혀 없다"며 "제 인생과 음악 모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선생님과 함께 연주하는 것은 언제나 제겐 축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승과 제자의 관계인 동시에 전혀 다른 세상에서 살아온 사람 둘이 만나 음악을 만들어내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손민수가 임윤찬에게 대해 갖고 있는 감정도 단순한 제자 이상이다. 손민수는 "윤찬이가 무대 위에서 시간과 공간을 새로 그려내는 사람처럼 듣는 이들의 호흡을 단숨에 끌어당기는 마법같은 순간을 참 좋아한다"며 "제자이기 이전에 함께 음악을 사랑하고 나누는 동료로서 진심과 열정을 존경한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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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민수(뒤쪽)와 임윤찬(앞쪽) 피아니스트가 15일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 에서 연주하는 모습. / 사진 = 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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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이 함께 협주한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의 '교향적 무곡'이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장미의 기사 모음곡' 모두 특별한 의미를 갖고 있는 음악이다. 손민수는 "두 곡 모두 윤찬이와 저의 마음에 오래 전부터 깊이 흐르고 있는 의미 있는 음악"이라며 "슈트라우스의 오페라는 제 스승이던 러셀 셔먼 선생님께서 각별히 사랑하셨던 곡으로 그 감동을 어린 윤찬이와도 나눈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연주에서도 두 사람의 호흡이 돋보이는 장면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임윤찬이 발로 땅을 구르거나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고개를 흔드는 듯 격정적인 연주를 선보이면 이내 손민수가 더욱 격정적인 연주로 화답하거나 잠재우는 듯 잔잔한 연주를 선보였다. 두 사람이 무대 정중앙에 놓인 두 대의 피아노를 번갈아 가며 연주하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른 음악가에 대한 호의도 비슷하다. 독일의 거장 슈트라우스를 편곡한 이하느리 작곡가에 대해서도 일제히 호평을 던졌다. 손민수는 "방대한 색채와 텍스쳐(질감)를 두 대의 피아노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들었지만 원곡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매우 정교한 편곡을 해냈다"고 말했다. 임윤찬도 "신이 선택한 음악가가 피아노만의 매력을 살려 곡을 편곡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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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민수(오른쪽)와 임윤찬(왼쪽) 피아니스트가 15일 열린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30- 손민수 & 임윤찬 공연'에서 연주를 마치고 기립박수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오고 있다. / 사진 = 현대카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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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사람은 앞으로 계속해 새로운 무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손민수는 "윤찬이와 제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특권 중 하나는 새로운 레퍼토리를 찾아가며 다음 무대를 상상해 보는 일"이라고 말했다. 임윤찬도 "좋은 듀오(합주자)는 피아노가 노래하게 만드는 듀오"라며 "어떤 연주를 하고 싶기보다는 함께 노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손민수는 힐튼헤드 국제 콩쿠르, 호넨스 국제 콩쿠르 등 굵직한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올해의 명반 Top 25'에 선정되기도 했다. 임윤찬은 그라모폰 어워드, 디아파종 도르, BBC 뮤직 매거진 어워드 등 대형 시상식을 휩쓴 차세대 피아니스트다. 2017년부터 손민수를 사사하고 있다.

    오진영 기자 jahiyoun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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