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꿈돌이·도쿠시마·돗멘
지역 특색 살린 라면으로
관광 활성화 및 지역 경제 ↑
라면 축제부터 도서관까지
지역 특색 살린 라면으로
관광 활성화 및 지역 경제 ↑
라면 축제부터 도서관까지
라면 / 사진=flic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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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여행업계에서 ‘라면 관광’이 뜨고 있습니다. 지역의 특색을 살린 인스턴트 라면을 개발해 이를 관광 상품화한 것인데요.
지역의 특산물을 주재료로 써서 라면을 개발하거나, 그 지역 안에서만 라면을 판매하는 전략 등으로 여행객의 호기심을 끌고 있죠. 혜성특급에서는 무더위도 날려버릴 화끈한 ‘지역 특색 살린 K-라면’ 얘기 실어 전합니다.
이것이 SEOUL의 맛…공무원이 만든 ‘서울라면’
서울라면 / 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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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라면 관광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서울라면’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라면이라니, 그 무게가 중하다. 서울라면은 2024년 2월 출시 이후 1년 반 만에 국내외 누적 판매량 478만 봉을 돌파했다. 그야말로 대박 났다.
지방자치단체가 나서서 자체 상표 라면을 만든 건 서울라면이 최초다. 서울특별시가 풀무원식품과 손을 잡고 제작한 서울라면은 매콤한 국물이 특징인 ‘로스팅 서울라면’과 춘장의 감칠맛이 나는 ‘로스팅 서울짜장’ 2종이 있다.
서울라면 / 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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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라면은 건강하고 매력적인 서울 사람들이 먹는 라면이라는 콘셉트로 출시했다. 실제로 튀기지 않은 건면을 사용해 360㎉로 칼로리를 낮췄다. 분말스프는 고온에서 재료를 볶아 수분을 제거하고 재료 고유의 맛과 향을 증폭하는 로스팅 공정으로 풍미를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라면을 맛보고 있다 / 사진=서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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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서울라면은 서울시 공무원들이 라면 출시를 위해 직접 발로 뛰어 공장을 찾고 기획해 탄생한 라면이다. 라면을 판매해 발생한 수익금 일부는 사회적 약자 지원을 위한 사회공헌사업에 쓴다.
지난 6월부터는 서울시 대표 캐릭터인 ‘해치’를 포장지 겉면에 내세운 패키지로 재출시해 판매 중이다. 원재료, 영양성분 등 제품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푸드 QR’도 함께 제공한다. 현재 서울라면은 미국·아르헨티나·필리핀·러시아 등에도 수출하고 있다.
대전에서만 먹을 수 있어요…‘꿈돌이 라면’
꿈돌이라면 / 사진=대전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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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 한 달 만에 50만 개가 팔린 라면이 있다. 출시 이후 2.5초마다 1개씩 팔린 셈이다. 그 주인공은 ‘꿈돌이 라면’이다.
지난 6월 9일 출시한 꿈돌이 라면은 대전시가 지역 공식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를 활용해 제작한 라면이다. 지자체가 캐릭터를 활용해 만든 라면은 꿈돌이 라면이 처음이다.
꿈씨패밀리는 대전시가 1993년 대전엑스포 마스코트였던 ‘꿈돌이’의 세계관을 확장한 총 13종의 가족형 캐릭터다. 꿈돌이와 꿈순이 부부를 비롯해 꿈빛이·꿈결이·꿈달이·꿈동이·몽몽·도르·네브·금돌이·은순이·꿈누리 등 캐릭터가 있다.
서울라면이 출시 5개월 만에 100만 개를 돌파한 것을 생각하면 꿈돌이 라면의 판매 속도가 훨씬 빠르다. 서울라면의 5개월 치 판매 속도를 고작 한 달 만에 따라잡았다.
꿈돌이라면 / 사진=대전관광공사 공식 인스타그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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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는 꿈돌이 라면의 초기 생산 물량 30만 개는 2주 만에 다 팔린 데 이어 한 달 만에 50만 개가 팔리자, 25만 개를 추가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꿈돌이 라면 역시 두 가지 맛으로 출시했다. ‘소고기 맛’은 저온에서 장시간 우려낸 국물과 함께 별도 제공하는 ‘매콤이 스프’로 매운맛을 조절할 수 있다. ‘해물짬뽕 맛’은 불향과 진한 해물 육수가 어우러진다.
꿈돌이라면 / 사진=대전관광공사 공식 인스타그램 |
꿈돌이 라면은 오직 대전에서만 맛볼 수 있는 라면이라는 점에서 더 특별하다. 지역 한정으로 판매 라면이라니, 맛보지 않고 넘어갈 수 없다. 현재 이 라면은 대전역, 꿈돌이하우스, 트래블라운지, 신세계백화점 대전홍보관, 대전 지역 GS25 편의점과 농협 하나로마트 등에서 판매한다.
꿈돌이 라면의 인기에는 함께 출시한 기획 상품도 한몫했다.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한 냄비 받침, 양은 냄비 등 라면과 짝꿍인 상품을 함께 출시해 사회관계망(SNS)에서 화제를 모았다. 대전시는 이 기세를 몰아 꿈돌이를 활용한 지역 전통주인 ‘원×꿈돌이 막걸리’도 지난 9일 출시했다.
도쿠시마 궁금해지네…항공사가 출시한 라면
도쿠시마 라면 / 사진=이스타항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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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가 아니라 해외의 여행지를 알리기 위해 국내 기업이 만든 라면도 있다. 국내 항공사 이스타항공이 하림·세븐일레븐과 손잡고 출시한 ‘도쿠시마 라면’이다. 지난 5월 말 출시 이후 3주 만에 전국에서 30만 개 이상 팔렸다.
항공사가 뭐 때문에 식품기업과 손을 잡고 라면을 만들었을까. 이스타항공은 작년 12월부터 국내 항공사 중 유일하게 인천~도쿠시마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도쿠시마 라면 / 사진=세븐일레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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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쿠시마는 일본의 4대 섬 중 하나인 시코쿠섬의 소도시로 일본 라면의 본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도쿠시마 현지의 라면은 진한 간장 베이스의 돼지 뼈 육수에 돼지고기와 날달걀 등을 올려 먹는 게 특징이다.
도쿠시마 지역 특산물이 마침 라면이기도 했기에 지역명을 딴 라면을 국내에 출시해 도쿠시마현에 관한 관심을 높이고 여행지로서의 매력을 홍보하기 위해 기획한 것이다. 라면 용기에 QR코드를 찍으면 도쿠시마 추천 여행 코스와 주요 관광지 및 인기 음식점, 쇼핑, 교통, 숙박 등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짭짤한 간장 분말과 달걀을 고명으로 추가해 현지의 맛을 구현했다. 도쿠시마 명물인 청귤즙도 컵라면에 동봉했다. 지난 6월부터는 이스타항공 기내에서도 판매 중이다.
딱새우·흑돼지 라면은 못 참지…제주 딱멘·돗멘
돗멘과 딱멘 / 사진=컬러슈가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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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었다. 제주 농축산물의 특색을 제품에 담는 식품 기업인 ‘컬러슈가’가 출시한 라면인 ‘딱멘’과 ‘돗멧’이 그 예다. 그중 딱멘은 과거 예능 프로그램인 ‘나혼자 산다’에서 김광규 배우가 제주를 찾아 구매한 라면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 라면은 이름부터 직관적이다. 딱멘은 제주 명물인 딱새우를 주재료로 한 게 특징이다. 제주산 감자로 면을 만들고 스프에는 제주 당근과 양파 등을 넣어 지역 특산물을 담뿍 담았다. 제주딱새우분말을 첨가해 국물의 감칠맛을 끌어올렸다고.
돗멘의 ‘돗’은 돼지를 뜻하는 제주 방언이다. 돗멘 분말스프에는 제주흑돼지 원료를 첨가해 국물의 풍미를 끌어올렸다. 제주 감자를 넣은 감자면은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딱멘과 돗멘은 제주도 내 전통시장, 기념품점, 온라인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라.친.자들 모여라’ 라면 도서관과 라면 축제
라면 라이브러리 /사진=BGF 리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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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 미친(?) 자들이라면 꼭 가 봐야 할 곳도 함께 소개한다. 국내에 라면 도서관이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물론 진짜 도서관은 아니다. BGF리테일의 편의점 CU가 운영하는 라면 특화 매장이다.
라면 특화 편의점은 CU가 지난 2023년 12월 업계 최초로 시도한 것이다. 매장 내에 라면을 마치 책처럼 선반에 꽂아 ‘라면 라이브러리’라는 콘셉트를 살렸다.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인 CU 홍대 상상점에서는 개장 이후 8개월간 무려 12만 여개의 라면이 팔렸다.
라면 라이브러리 /사진=BGF 리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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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가면 볼 수 있는 방대한 서적처럼, 이 라면 라이브러리 편의점에서도 국내외 약 230종의 인기 있는 라면을 취급한다. 매장 내에는 컵라면 모형 시식대, 즉석 라면 조리기 등이 있다. 일부 매장에는 라면의 포장지 변천사 등을 볼 수 있는 전시 공간도 마련했다.
라면 라이브러리 /사진=BGF 리테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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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스코빌 지수(Scoville scale)에 따라 라면을 분류해 매운맛에 친숙하지 않은 외국인 등도 쉽게 라면을 고를 수 있게 했다.
현재 CU는 홍대상상점을 시작으로 CU 왕산마리나점·CU 연화리쌍용센터점 등 전국에 총 55곳의 라면 라이브러리를 운영 중이다. 특히 부산 기장의 CU 연화리쌍용센터점에서는 바다를 조망하며 라면을 맛볼 수 있다.
2025 구미라면축제 포스터와 2024 구미라면축제 당시 풍경 / 사진=구미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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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의, 라면에 의한, 라면을 위한 국내 축제도 있다. ‘구미라면 축제’다. 왜 경북 구미에서 라면 축제를 여는 걸까. 구미에 국내 최대 규모 농심 라면 공장이 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전국 라면 1일 소비량의 36%에 해당하는 38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한다.
지난 2022년 처음 시작한 라면 축제로 올해로 제4회째를 맞는다. 지난해 열린 ‘2024 구미라면 축제’에는 약 17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직전년도 축제 방문객 수인 9만 명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방문객 수가 뛰었다. 해가 갈수록 입소문이 퍼지고 있는 것.
2025 구미라면 축제는 오는 10월 31일부터 11월 2일까지 사흘간 구미역 일원에서 열린다. 구미라면 축제에서는 ‘갓 튀긴 라면’을 맛볼 수 있다. 갓 끓인 라면은 들어봤어도 갓 ‘튀긴’ 라면은 생소한 표현이다. 라면 공장이 있는 구미이기에 갓 튀긴 라면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다.
축제장에서는 ‘나만의 라면 만들기’ ‘라믈리에 선발대회’ ‘농심 산업 투어’ ‘라면 주제 체험’ 등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그밖에 라면 쉼터 등 라면을 주제로 한 각종 부스도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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