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인력사무소가 밀집한 서울 남구로역 인근에서 한 일용직 구직자가 휴대전화를 보며 일감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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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고금리 여파로 흔들리던 건설 경기가 고용 시장까지 덮쳤다.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가 14만명 넘게 줄며 외환위기 이후 최대폭 감소를 기록했다.

건설업 고용 규모는 5년 만에 다시 200만명 아래로 떨어졌고, 경기 부진이 고용 위기로 이어지는 ‘전이 현상’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3만9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만6000명 급감했다. 1999년 상반기(-27만4000명) 이후 26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올해 상반기 취업자 수는 2020년 상반기(196만6000명) 이후 처음으로 200만명 아래로 내려앉았고, 2016년 하반기(192만6000명) 이후 8년 반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고용 감소는 20대와 50대에서 집중적으로 나타났다. 20대는 신규 채용 감소, 50대는 구조조정의 직접 영향을 받았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건설업 일자리는 비교적 고용 안정성과 임금 수준이 높은 ‘질 좋은 일자리’로 분류돼왔던 만큼, 이번 감소는 노동시장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

건설 고용 부진의 원인은 지난해부터 지속된 생산 침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원자잿값 상승 등의 악재 속에서 건설기성(생산 지표)은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21.2%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

건설 수주는 지난해 말부터 다소 회복됐지만, 통상 1~2년의 시차를 두고 고용에 반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하반기 고용 반등을 장담하기는 어렵다.

정부 관계자는 “수주 지표만 보고 경기 회복을 예단하긴 어렵다”며 “건설업 고용 회복에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실제 건설투자는 GDP의 약 15%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건설업 부진은 다른 산업으로 파급되며 한국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김광석 실장은 “건설업은 고용·생산 유발계수가 높아 경기 활성화의 핵심 역할을 한다”며 “건설업 침체는 경제 회복에 큰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