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7월 24일(세계표준시) 귀환한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들은 외계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감염 우려로 소독을 마친 후 구조됐다. 구조대원들은 감염 가능성을 대비해 전신을 감싸는 특수복을 입고 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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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 24일(이하 세계표준시).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1호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우주비행사들이 탑승했던 아폴로 11호가 이날 오후 4시 50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남서쪽으로 1500㎞ 떨어진 지점에 도착했다.
미국 플로리다에서 이륙한 지 정확히 195시간 18분 만의 귀환이자, 최초의 유인 달 착륙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는 순간이었다. 미 해군 소속 항공모함 '호넷호'가 이들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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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또 위기…인류 첫 '달 착륙'했는데 지구 귀환 못 할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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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 20일 우주비행사 버즈 올드린이 아폴로 11호 임무 중 달 착륙선 이글의 다리 근처 달 표면을 걷고 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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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는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역사적 쾌거를 이루고도 지구에 돌아오지 못할 뻔했다. 아찔한 위기가 거듭됐기 때문이다.
앞서 21일 암스트롱은 "이것은 한 명의 인간에게는 작은 발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커다란 도약입니다"라고 말하며 달에 첫발을 내디뎠고, 올드린도 얼마 뒤 달 표면에 내려왔다.
약 2시간 31분 동안 '고요의 바다'에서 과학 실험 장치를 설치하고, 사진 촬영과 토양 샘플과 암석을 채집한 두 사람은 21.55㎏에 달하는 채집물을 힘들게 착륙선으로 옮겼다. 불필요한 물품들은 모두 폐기했다.
이들은 7시간 동안 달 표면에서 잠을 청한 후 콜린스가 있는 사령선으로 복귀해야 했다. 그러나 올드린이 착륙선 이륙 엔진을 작동시키는 핵심 스위치 하나를 망가뜨려 버리는 바람에 잘못하면 달 표면에 영영 남게 되는 상황에 놓였다.
아폴로 11호 착륙선의 스위치가 망가졌을 당시 올드린이 스위치 대신 사용한 펠트 펜. 2019년 미국 시애틀 항공박물관에서 열린 '아폴로 11호 50주년 전시'에서 공개된 바 있다. /사진=미국 ABC 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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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올드린은 펜촉을 이용해 스위치를 누르는 기지를 발휘했다. 다행히 엔진이 작동해 무사히 달을 떠날 수 있었다. 이때 올드린이 사용한 펜과 망가졌던 스위치는 1971년 미국 스미스소니언 항공박물관이 미 항공우주국(NASA)에 이관받았으며, 시애틀 항공박물관 등에서 전시된 바 있다.
1969년 7월24일(이하 세계표준시).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했던 아폴로 11호가 무사히 지구로 귀환했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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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과정도 긴장의 연속이었다. 아폴로 11호의 착수 지점 인근에 폭풍우가 예보됐기 때문이다.
착수 지점은 이전보다 북동쪽으로 215해리(약 398㎞) 옮겨진 곳으로 재조정됐고, 아폴로 11호는 태풍을 피해 안전히 귀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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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세균' 감염 우려…'세관 신고'에 21일 철통 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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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은 항공모함 '호넷호'에서 격리 중인 '아폴로 11호'의 우주비행사 (왼쪽부터)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을 만났다. /사진=미 항공우주국(NAS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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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 무사히 돌아온 우주비행사들은 바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미지의 외계 생물학적 오염 가능성 때문이었다.
NASA는 아폴로 11호가 달에서 바이러스, 세균 등 외계 생물학적 물질을 지구로 가져왔을 가능성을 우려했다.
1969년 11월 대한민국을 찾은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마이클 콜린스, 버즈 올드린의 모습. /사진=유튜브 채널 'KTV아카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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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외부와 차단된 채 의료진만 접촉할 수 있었던 우주비행사들은 격리 중에도 이들은 언론 인터뷰를 진행했고, 창 너머로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이들은 3주간 검사 끝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돼 격리 해제된 후 미국과 전 세계에서 열린 수많은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그해 11월 대한민국을 찾기도 했다.
1969년 7월 24일 아폴로 11호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 마이클 콜린스가 지귀로 귀환한 후 작성한 미국 세관 신고서 사본. /사진=미국 항공우주국(NASA),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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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격리 외에 또 다른 독특한 절차를 거쳐야 했다. 바로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라는 요구였다.
이 신고서는 2009년 아폴로 11호 임무 40주년을 기념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시 NASA 대변인은 실제 세관 신고서가 맞다고 인정하며 "그때는 그냥 장난이었다"고 밝혔다.
지금도 우주비행사들은 우주로 떠날 때 여권을 회수했다가 귀환하면 돌려주는 식으로 일반 여행객처럼 여권을 사용하고, 임무가 무엇이든 세관 절차를 거친다고 한다.
이은 기자 iameu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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