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김여정 부부장, 거친 담화 대비 순화된 표현 나와…'국민주권대북정책추진단' 구성할 것"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8일 오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현충탑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2025.7.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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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한미연합훈련 조정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와 함께 북한과의 민간교류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으로 민간인의 경우 신고 시 북한 측과 접촉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는 자리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조정을 대통령에게 건의할 생각이냐는 질문에 "그럴 생각이 있다"며 이같이 답했다.
이어 "내일(29일) 통일부·국방부·외교부·국정원·안보실의 실무 조정회의가 열린다. 여기서 이 문제가 주요하게 다뤄질 것"이라며 "논의에 따라 (축소·유예·연기 등) 조정 방향을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미연합훈련 조정 시 반발이 심할 수 있지 않냐'는 질의에 정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기조는 윤석열 정부와 다르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기조도 전 정부를 이어받는 게 아니니 신중하게 협의하겠다"고 했다. 이어 "(1년 전부터 계획이 세워지는 것에 대해선) 우리 정부의 의지에 따라 (훈련 계획의) 조정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취임 후 민간의 전면적인 남북 접촉 허용을 지시했다. 그는 "남북 간 민간교류촉진을 위한 남북교류협력법상의 접촉 신고제가 허가제로 운영돼 온 잘못된 관행을 타파하자고 주문했다"며 "신고만 하고 마음대로 (북한과) 접촉하시라고 허용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남북 간 적대적 대결노선 폐기 △평화공존 방안 마련 △대북정책 대전환에 맞춘 조직 정상화 방안 등도 주문했다.
윤석열 정부 동안 축소된 통일부 조직의 정상화 및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빠른 추진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조직개편(안)은 초안을 만들어서 행정안전부와 논의할 것"이라며 "축소된 정원은 원상회복하고 폐지된 남북회담사무국·교류협력국 등은 되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남(南南)갈등을 줄이고, 국민과 통일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 위한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일부에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정 장관은 "오늘 임명장을 받고 이재명 대통령에게 '국민주권 정부'로서 남북통일 문제 관련해 사회적 대화기구를 통일부에 설치하겠다고 말했다"며 "'국민주권대북정책추진단'이란 기구를 구상하고 있다. 짧으면 (기구 구성에) 한 달 반이 걸린다는데 신속 트랙으로 협의를 빨리 마치려고 한다"고 밝혔다.
임명장을 받고 청사에 오기 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은 정 장관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묘소에 참배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의 묘소 참배는 수십차례 했지만 오늘은 왜 감정이 격해졌는지 눈물을 흘렸다"며 "김 전 대통령이 '이게 무슨 꼴이냐'며 굉장히 야단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박태준 전 국무총리의 묘소에도 참배했다. 박 전 총리는 DJP(김대중·김종필·박태준) 정권의 한 축이었다"며 "두 사람의 영전에 고하며 열과 성을 다해 광복 80년, 한반도에 평화의 빛을 되찾고 평화 공존의 길로 한반도가 접어들기를 기도했다"고 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이날 오전 담화문 발표에 대해선 "과거의 거친 담화에 비해선 순화된 표현이 나왔다고 생각된다"며 "남북 간 신뢰 부족과 불신의 벽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담화의 핵심은 좀 냉정하게 지켜보겠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5일 통일부 장관의 첫 일정으로 취임식보다 판문점을 먼저 찾은 정 장관은 유흥식 추기경과의 일화를 소개하며 남북 교류의 단절 문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2주 전 유흥식 추기경과 만났을 때 바티칸에서 함께 온 사제·주교들과 판문점을 방문하고 싶다고 해 통일부를 통해 UN사에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고 밝혔다. 이어 "유 추기경이 이건 영토를 가진 주권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따끔하게 한마디 했다"고 덧붙였다.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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