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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스마트폰 소식

    美, 인도에 25% 관세…애플 아이폰 생산·수출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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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8월 1일부터 인도산 전 품목에 25% 관세"

    애플, 인도발 아이폰 수출 전략 흔들…주가 1%↓

    전문가 "트럼프, 미국 내 생산 유도하려는 듯"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인도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애플의 공급망 재편 전략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데일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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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타임스오브인디아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을 통해 8월 1일부터 인도산 모든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는 “인도는 우리의 친구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비관세·관세장벽을 가진 나라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인도는 항상 군사장비 대부분을 러시아에서 구매해왔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살인을 멈추기를 모두 바라는 이 시기에 중국과 더불어 러시아산 에너지의 최대 구매자”라며 이와 관련해 추가 ‘패널티’도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로써 인도는 베트남(20%), 인도네시아(19%), 한국·유럽연합(EU)·일본(15%) 등 경쟁국에 비해 훨씬 높은 관세 장벽에 직면하게 됐다. 미중 3차 무역협상안에 트럼프 대통령이 최종 승인하면 중국(30%)과도 5%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추가 패널티까지 고려하면 더 불리한 조건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결정으로 인도에서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애플 및 공급업체들의 제조·수출 기반 강화 계획도 잠재적으로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외신들은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애플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하자 이를 피해 인도에서 생산한 아이폰을 미국에 수출한다는 전략으로 전환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폭스콘을 통해 광범위한 ‘차이나 플러스 원’ 전략을 추진해 왔다. 차이나 플러스 원은 기업들이 중국 외 다른 국가에도 생산·공급 기지를 확보해 공급망 위험을 분산시키는 전략을 뜻한다. 현재 인도 내 아이폰은 타밀나두에 위치한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되고 있다.

    인도 현지 통신사인 PTI에 따르면 애플은 인도 내 아이폰 생산량을 지난해 3500만~4000만대에서 올해 6000만대로 늘릴 계획이었다. 이와 관련,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2분기(4~6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아이폰을 인도에서 출하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실제로 인도는 올해 2분기 중국을 제치고 미국에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가장 많이 수출한 국가로 등극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지난 28일 미국으로 수입된 스마트폰 가운데 인도에서 조립된 제품 비중이 44%로 전년 동기(13%) 대비 3배 이상 늘었다고 발표했다. 전체 출하량 기준으로는 24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중국산 스마트폰 수입 비중은 61%에서 25%로 급감해 베트남(30%)에도 밀렸다.

    다만 아직까진 애플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월 2일 ‘해방의 날’ 관세 정책 발표 이후 미국 내 아이폰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하자, 같은달 11일 스마트폰·노트북 컴퓨터·하드디스크 드라이브·컴퓨터 프로세서·메모리칩·반도체 제조장비 등은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뒤인 지난 5월 “나는 오래전부터 애플의 팀 쿡 CEO에게 ‘미국에서 판매되는 아이폰은 인도나 다른 나라가 아닌 미국에서 제조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애플은 최소 25%의 관세를 납부해야 할 것”이라며 애플의 전략을 비판했다.

    인도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기준 870억달러로, 핵심 수출 품목은 주얼리, 제약, 섬유, 전자, 자동차부품 등이다. 이 가운데 2025회계연도 기준 약 140억달러 상당의 전자제품, 105억달러 상당의 의약품, 40억 9000만달러 상당의 석유 제품은 현재 관세 면제 대상이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아누락 라나, 앤드류 지라드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중국 관세를 피하기 위해 인도에서 아이폰을 조달하려는 전략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 부사장은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의 기존 생산과 인도의 신규 생산이 동시에 압박받는 구조라며 “애플이 미국 내에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도록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 주가는 1.05%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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