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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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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고] AI로 교육개혁, 방송통신대학을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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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동현 SW·ICT총연합회 공동의장겸 한성대 교수] 최근 전 세계는 몇 가지 거대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하나는 미·중 간 경제전쟁과 생성형 AI로 대변되는 인공지능 패권 경쟁이고, 다른 하나는 미국이 시작한 보호무역주의의 부활이다.

    이데일리

    황동현 SW·ICT총연합회 공동의장겸 한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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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은 오픈AI을 앞세워 글로벌 AI 시장을 주도하는 동시에, 미국이 모든 수입품에 15% 이상의 일괄 관세를 예고하며 무역 질서를 재편하고 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딥시크 및 Kimi K2를 통해 초장문 처리 능력과 자국어 최적화 기술을 고도화하며 ‘AI 자립화’를 국책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국제 정세 속에서 대한민국이 세계 3대 AI 선진국으로 자리매김하려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교육 혁신’이라는 근원적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 교육은 국민 열망에 따라 세계 최고의 대학교육 진학률, 문맹률 세계 최저 수준 등을 달성했다.

    그러나 현주소는 여전히 입시 위주의 치열한 경쟁, 교실 붕괴와 수도권 집중, 그리고 디지털 전환의 지연에 갇혀 있다. 사회가 점점 물질 문명화 되어갈수록 교육은 벼랑 끝에 내 몰리고 있다.

    최근 의대 정원 확대 논쟁은 지역 간 의료 인력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채 사회적 갈등만 부추겼고, AI 교과서 도입 시도는 교사와 학부모 간 오해와 혼선을 낳으며 현장 안착에 실패했다. 심지어 ‘서울대 10개 설립’ 구상을 계획한 교육부 장관은 여러 가지 문제점 등으로 후보자의 낙마를 불러왔다. 이대로 가다간 미래 세대는 세계가 요구하는 디지털 역량과 문제해결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국제 경쟁에서 도태될 위험이 크다.

    이러한 위기 국면에서 최근의 IT환경 등을 고려하여, AI 교육은 물론 교육 혁신까지 주목해야 할 해법이 바로 방송통신대이 아닐까 확신해 본다.

    방송통신대는 설립 이래 ‘열린 교육’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제거한 원격 교육 시스템, 직장인·고령자·경력단절 여성 등 다양한 학습자 수요를 포용하는 유연한 제도, 공공재 성격의 낮은 등록금 구조는 오늘날 대한민국이 직면한 교육 불평등과 평생학습 체계 부재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강력한 무기다.

    우선 방송통신대의 ‘전국 동시 개강·동시 수강’ 시스템은 수도권과 지방, 교실과 공장, 가정과 병원 가릴 것 없이 청소년에서 노년까지 모든 국민이 동등한 교육 기회를 누리도록 보장한다.

    이는 단순히 대학 수를 늘리는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한 교육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서울대 10개 설립’ 구상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사회적 파급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AI 시대에 요구되는 기초 소양과 응용 능력은 정규 교과 이외에도 온라인 강의, 실습용 클라우드 환경, AI 기반 학습관리시스템을 결합해야만 제대로 구현될 수 있다.

    또한 방송통신대는 이미 서버 기반 컴퓨팅 리소스와 원격 실습 환경을 구축해 왔기 때문에, AI 교육 플랫폼으로의 전환에 필요한 추가 인프라 투자만 소폭 보강하면 즉시 대규모 실습 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예컨대, 챗GPT외 한국형 AI 등과 연동한 챗봇 실습, 자율 에이전트 개발 워크숍, 데이터 라벨링 프로젝트 같은 현장 중심 교육을 전국 각지의 러닝센터와 온라인으로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

    이 때 미국·영국의 유명대학 및 서울대 등 최고 수준의 교수진이 온라인으로 공동 강의를 진행하고, 일정 기준을 충족한 학습자에 한해 해외 명문대 단기 연수나 공동 연구 인턴십을 연계한다면, 국내 인재들이 해외 유학 없이도 세계 수준의 교육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방송통신대는 최근 국내 유수의 대학 등과 서울 미래키움 모델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하는 등 교육 콘텐츠 교류에 나서는 사이버대학 및 평생교육원과 협업해 전 국민 대상 ‘AI 바우처’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다.

    산업계와 손잡고 AI 재교육 과정을 개설하면, 제조업·서비스업 중장년층과 은퇴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AI 역량을 갖춘 노동 인력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이는 고용 안전망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국가 전체의 생산성 향상으로 직결된다. 특히 무역 전쟁과 기술 블록화가 심화될수록 ‘국민 전체의 디지털 역량 강화’야말로 대한민국이 살아남고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결국, 세계가 AI를 기반으로 새 판을 짜고 있는 지금, 한국은 더 이상 과거의 교육 방식을 고집할 수 없다. 혁신은 거대 물리적 확장이나 일회성 정책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학습할 수 있는 ‘열린 교육 생태계’에서 시작된다.

    방송통신대학교는 세계 AI 교육에 중심에 설 준비가 돼 있다. 전국 50여 개 지역학습관과 온라인 플랫폼, 공공성 기반 교육 모델, 글로벌 파트너십 역량을 모두 결합해 대한민국을 AI 선진국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

    이제는 결단의 시간이다. 교육부와 국회,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방송통신대를 국가 AI 교육 허브로 지정하고, 예산과 제도적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평생학습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자리해야 한다.

    미래 세대뿐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국민이 힘들어하는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AI 시대의 주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방송통신대학교를 매개로 한 교육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

    그리하여 대한민국이 세계 3대 AI 강국으로 비상하는 그날, 우리는 지금의 결단을 통해 K-교육이 K-컬쳐를 대표하며 세계를 리드하는 국가가 될 것을 확신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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