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부장반차장] 25년 2Q 실적 시즌 마무리…LFP·ESS 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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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LG에너지솔루션부터 살펴보시죠.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30일 총 5조9442억원 규모의 LFP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지난해 매출(25조6195억원)의 23.2%에 달하는 거대 단일 규모의 수주입니다. 계약기간은 2027년 8월 1일부터 3년 동안으로, 총 40~50기가와트시(GWh)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회사는 경영상 비밀유지 조항을 이유로 고객사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해당 고객이 테슬라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대규모 유틸리티용 ESS인 ‘메가팩(Megapack)’ 등을 설계·판매하고 있으며, 이를 미국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는 고관세 대상인 중국산 제품을 대체할 배터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또 일론 머스크가 별도로 설립한 xAI가 챗봇 '그록'의 훈련 및 운영을 위해 신규 데이터센터 '콜로서스 2' 건설을 추진하고 있고, 이에 대용량의 ESS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 역시 한몫했다는 분석입니다.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컨퍼런스 콜 당시 "관세는 에너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우리가 LFP 배터리 셀을 중국에서 조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중국 외 지역 공급업체로부터의 추가 공급망 확보를 위해서 노력하고 있고, 이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는 LFP 배터리 시장이 대다수 중국 업체가 장악한 점을 고려하면 매우 의미있는 성과입니다. 국내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집계에 따르면 중국 상위 6개사의 글로벌 LFP 시장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74% 수준이었습니다. 국내 배터리사의 주요 매출 권역인 북미 역시 대다수의 ESS 배터리가 중국산으로 탑재돼온 바 있죠.
그러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ESS 배터리에 대한 중국산 관세를 50% 수준까지 높이며 에너지 분야에 대한 대중 견제 기조를 유지한 덕입니다. 업계는 높은 관세 수준에도 여전히 중국산 배터리의 가격 경쟁력이 다소 우위에 있을 것으로 보이나, 국내 배터리 3사가 현지 LFP 생산을 본격화할 경우 경쟁 판도를 뒤바꿀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이번 수주를 계기로 LG에너지솔루션의 테슬라향 공급 판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LFP 배터리, 그것도 ESS용 제품을 3년간 40~50GWh(추정치)를 공급한다는 것은 현재까지 나온 수주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히는 덕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시작으로 북미 시장용 전기차 LFP 배터리를 공급하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오죠.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에 유럽 시장향 2170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 중이며, 4680 배터리 공급을 위한 시기 조율도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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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SK온과 SK엔무브의 흡수합병을 추진하는 이유는 대규모 적자를 지속하는 SK온의 재무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함입니다. SK온은 21년 10월 출범 이래 3년 동안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재무 사정이 악화된 바 있죠. 현재 SK온의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51%로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99.23%)과 삼성SDI(89.02%)를 크게 웃도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SK온의 흑자 전환 지연과 대규모 투자 지출이 지속되면서 모회사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자금 부담도 커졌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부채는 SK온 출범 이전인 2020년 23조396억원에서 2024년 말 47조원 가까이 늘어난 70조8812억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지난 3월 기존 'Baa3'였던 SK이노베이션의 신용 등급을 투자부적격등급인 'Ba1'로 하향 조정하기도 했죠.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으로 SK온이 자본 1조7000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8000억원 수준의 재무 개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SK엔무브가 2021년부터 3년 연속 1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낸 만큼, 이에 대한 실적이 반영되며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유에서죠.
장기적으로는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성과가 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SK온의 전기차(EV) 배터리, ESS 배터리 등과 SK엔무브의 기유 및 윤활유, 액침냉각, EV 공조용 냉매 등 핵심 사업영역에서 양사의 동일한 고객군 활용과 제품 교차 판매를 통한 수익증대가 예상된다는 의미입니다.
SK엔무브 흡수합병으로 SK온이 전사적 흑자를 낸다고 하더라도 배터리 사업의 성장은 절실히 필요합니다. 결국 근원적인 사업이 배터리인 덕이죠. 다행히 SK온은 올해 2분기 매출 2조1077억원, 영업손실 66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31% 증가했고, 영업손실은 2330억원 개선된 수치입니다.
하반기 시장은 상반기보다 녹록지 않습니다. 미국 OBBBA 법안 통과로 전기차 보조금이 9월부로 사라지게 됐고, 이에 따라 시장 수요 정체가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죠. SK온은 자체적인 ESS 배터리 공급 확대를 위해 미국 블루오벌SK(BOSK) 합작법인의 개조 등으로 현지 생산망을 구축하고, SK엔무브와 ESS 시스템에 대한 솔루션화도 추진할 계획을 세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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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는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사업 전략을 조정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종성 부사장은 "상반기는 IRA 관세 부과, 수요 감소 등 정책 변수로 부진했지만, 하반기에는 판매 회복과 수익성 개선이 점진적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하기도 했죠.
이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나왔습니다. 가동률이 저조한 스텔란티스 합작법인(JV)의 일부를 에너지저장장치(ESS) 라인으로 구축하는 한편, 헝가리 괴드 공장에 46파이 배터리 라인을 투자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죠.
업계는 삼성SDI가 스텔란티스 JV인 스타플러스 에너지(SPE)는 1개 라인을 ESS 생산 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한 것으로 봤습니다. SPE는 지난해 말 본격 가동해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 중이었으나, 수요 고객사인 스텔란티스의 부진과 시장 침체로 가동률이 크게 낮아진 상태였죠. 이에 따라 1개 라인을 선제적으로 전환해 현지 ESS 외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신규 투자할 전기차용 46파이 배터리 라인의 경우 현재 가동 중인 헝가리 괴드 공장에 지어질 것으로 유력합니다. 괴드 공장은 현재 2공장 부지 일부가 비어있는 상태로, 원통형 투자 시 해당 공간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당 배터리에 대한 공급 고객사는 BMW로 추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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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회사는 엘앤에프는 3분기를 손익 반등의 분기점으로 설정하고 흑자 전환 가능성도 시사했습니다. 리튬 가격이 추가 하락하지 않을 경우 재고손실 압박이 줄어들고, 출하량 확대에 따른 가동률 회복 효과로 수익성 개선이 본격화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최근 탄산리튬 가격 반등 조짐도 긍정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엘앤에프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 확보에도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특히 LFP 양극재 신사업은 SK온 등 글로벌 셀 업체와의 협업을 기반으로 안정적으로 추진 중이죠. 회사는 “최근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가 급증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LFP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추가 수주 확대도 기대된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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