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최민지기자] 고려아연이 영풍에서 제기한 회사 자금 유용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강력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고려아연은 14일 입장문을 통해 "영풍과 MBK파트너스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왜곡과 짜깁기로 또 한 번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9월 적대적 인수합병(M&A) 감행 후 이와 같이 억지 정황을 만들어낸 후 '의혹'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려아연 기업가치를 지속해 훼손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허위사실과 주장에 대해 고려아연은 강력한 법적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지창배 전 원아시아파트너스 대표가 청호컴넷 투자금 회수와 사익 실현을 위해 고려아연 회사 자금 200억원을 우회적으로 사용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영풍에 따르면 2019년 9~10월 최윤범 회장이 99.9%를 출자한 개인 투자조합 '여리고1호조합(여리고)'은 청호컴넷의 지분 6.2%를 확보하며 3대 주주가 됐다. 지 대표는 청호엔터프라이스를 통해 청호컴넷 지분 31.4%를 보유한 실질적 최대주주다. 2020년 3월12일, 청호컴넷은 100% 자회사 세원을 에스더블유앤씨(SWNC)에 200억원에 매각했다. 영풍은 세원 매각 대금의 실질적 재원을 고려아연 회사 자금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은 "영풍이 짜깁기해 주장하는 의혹들은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위탁운용사(GP) 결정이거나 고려아연이 전혀 관여한 바 없는 제3자간 거래에 불과한 사안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며 "법령을 위반한 사항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고려아연은 "현행 법규와 내부 규정에 맞춰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 목적에 따라 여유 자금 일부를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은 기업들이 일반적으로 수행하는 자산 운용 방식"이라며 "고려아연 역시 영업 부문의 변동성을 헤지(Hedge)하고 여유 현금을 활용한 추가 수익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금융 투자를 해왔다"고 부연했다.

고려아연과 영풍·MBK는 1년 이상 경영권 분쟁 중이다. 지난해 9월 영풍·MBK가 손잡고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를 단행하며 경영권 분쟁은 시작됐다. 지난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은 가까스로 영풍·MBK 이사회 장악을 막아냈다. 양 측은 내년 주총을 앞두고 법적 공방과 장외 분쟁을 지속하고 있다.

이날 고려아연은 "영풍·MBK는 국가 경제의 중차대한 순간에도 오직 적대적 M&A를 위해 고려아연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행위를 지속하고 있다"며 "각종 환경 문제와 제재, 기업회생 사태와 해킹사고 등 온갖 사회적 논란에 휩싸인 자신들의 시급한 과제를 먼저 해결하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고 비난했다.

또한 "세계 각국이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 경쟁에서 뒤처질 경우 국가 경제는 물론 국내 기업들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며 "고려아연은 국가기간산업 기업이자 전략광물 공급망 구축에 일조하는 기업으로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기업가치를 증대해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향상할 수 있도록 정진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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