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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韓 핵 잠재력 보유, 한미 정상회담서 '안보판 마스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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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추진 잠수함 윈윈 카드로 거론

    한국일보

    지난 6월 6일 이재명 대통령이 서울 한남동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기 위해 수화기를 들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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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맹 현대화'가 핵심 의제로 떠오른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우리 정부가 한미 조선 협력펀드를 뜻하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와 같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소재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3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본보 통화에서 "달라진 한반도 주변 정세 등을 감안할 때 미국의 동맹 현대화 요구는 일부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상호 호혜적인 내용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이 요구하는 동맹 현대화는 △한국의 국방비 부담 증대 △한국의 대중국 견제 동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 등을 포함한다. 이들 모두 우리 입장에선 반가운 의제가 아니다. 한반도 안보 여건이 언제라도 급변할 수 있는 상황인 데다 경제적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는 탓이다. 이 관계자는 "호재가 아니라고 해서 반대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관세 협상도 호재는 아니었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범위 안에서 최대한 국익을 챙기기 위해 노력했는데 동맹 현대화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3일 대통령실에서 공개한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모자. 한국 협상단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설득하기 위해 미국의 '마가' 모자를 본뜬 모자를 만들었다. 왕태석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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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윈 카드로 거론되는 카드는


    미국 요구에 호응하는 한편으로 우리의 자주 국방 능력을 높일 수 있는 과제들이 미국에 역제안할 카드로 검토되고 있다. 한국의 핵 잠재력 확보로 이어질 수 있는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이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현행 한미 원자력 협정은 한국의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막고 있다. 우리와 달리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제한하지 않는 미일 원자력 협정 수준으로 완화해 한국도 유사시를 대비해 플루토늄을 보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민의힘 등 보수 진영에서 주로 제기된 주장이지만, 북핵 보유가 기정사실화하며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심심찮게 거론되는 사안이기도 하다. 기동력이 일반 잠수함보다 훨씬 뛰어난 핵추진 잠수함의 경우, 한국은 기술력을 갖추고도 군사적 목적의 원자력 사용에 대한 미국의 불허로 인해 건조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의제를 다루는 데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자칫 트럼프 행정부가 바라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강화를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전략적 유연성 강화는 우리가 가급적 피해야 하는 의제로, 핵추진 잠수함 카드 등을 내밀면 자칫 우리가 이에 호응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미국이 어떤 카드를 내밀지 면밀히 파악한 뒤 우리가 제시할 안을 정하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 시점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개최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한미 외교 당국 간 조율 중이며 결정 시 양국이 협의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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