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서 보증 비율 축소…금융사 '책임 심사' 강화
금융당국·금융권·전문가 참여 생산적 금융 TF 이달 중 발족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4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에서 열린 'AI·데이터 활용 소상공인 신용평가 개선을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5.7.24/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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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금융당국이 보증기관으로부터 '100% 보증'에 기대고 있는 은행권 영업 관행을 뜯어고친다.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영업 행태를 바꾸고 은행도 일정 부분 심사하도록 해, 보증비율을 축소해 은행권도 일정 부분 책임지도록 하는 방안이다.
최근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 금융권이 부동산 금융과 담보·보증 대출에 의존하고 손쉬운 이자장사에 매달려왔다는 국민의 비판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는데, 금융권의 '생산적 금융' 확대 차원이다.
4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이런 방안을 이달 중 발족할 '생산적 금융 TF' 안건에 올리고 금융권과 전문가 등과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
그간 금융권은 보증기관으로부터 '100% 보증서 대출' 등 과도하게 보증서에 기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전액 보증으로 대출에 사고가 나더라도 보증기관이 모두 손해를 부담하는 식이라, 은행권은 별도 심사 과정을 강화하지 않아도 리스크에서 비껴갈 수 있었다.
금융연구원이 최근 '부동산 중심 관행적 금융에서 사업성 중심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한 과제' 보고서를 통해 "금융사들이 부동산 담보에 집중하는 데서 벗어나 사업성 평가 및 심사 역량을 강화하고 실제 이런 역량이 대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도 함께해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배경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증서 대출의 보증비율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보증비율 축소분은 금융사가 부담하도록 해, 무분별하게 보증서 대출이 나가는 것을 제한하고 심사 능력을 강화하고자 하는 취지다. 주담대 위주의 비생산적 부문의 대출을 축소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대출이 꼭 필요한 곳으로 분산시키려는 의도도 있다.
'위탁보증 방식' 도입도 재검토해 볼 방침이다. 현재는 기업이 보증기관에 보증서를 신청하고 발급받으면, 이 보증서를 통해 은행에 보증대출 신청 후 받는다. 개편 방안은 보증기관이 은행에 보증을 위탁하고, 기업은 보증기관을 거치지 않고 은행권에 보증대출을 신청하는 방식이다.
은행은 심사 역량을 제고함과 동시에, 사업성에 기반해 기업을 선별 후 대출을 지원할 수 있다. 다만 현재 금융권의 사업성 평가 능력을 감안할 때 일정 규모의 보증위탁 총량을 부여하고, '기보증 기업'에 한정해 은행권이 심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 장기저리 자금을 공공기관이 직접 제공하고, 은행은 자기 책임하에 기업을 지원해 주는 '온랜딩 대출' 개선도 검토 중이다. 신용도가 낮더라도 성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해 신용위험분담제도(신용위험 50% 이내에서 온랜딩을 제공하는 공공기관이 위험을 분담)가 이미 있어, 이를 사업성 대출 중심으로 확대·개편하는 방식이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다양한 정보를 통합·관리하는 통합정보센터(SDB)를 구축한 후, 비금융·비정형정보를 관리·분석해 사업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신용평가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준비 중이다. 앞서 권 부위원장은 비정형정보의 예로 가게의 업력이나 평판, 포털 사이트의 리뷰, 별점 등도 활용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권 부위원장은 "정부와 금융권은 그간 전통적인 재정 아니면 고정 담보 등을 가지고 금융업을 영위해 왔지만, 한계가 있다"며 "디지털 시대엔 새로운 정보가 많다. AI와 데이터 등 개방을 통해 완전히 새로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액보증 등 과도한 보증비율을 인하하고, 과도한 보증 규모를 적정화해서 금융사가 땅 짚고 헤엄치기식의 영업행태를 바꾸고 비생산적 부문을 축소해 생산적 부문으로 옮겨갈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달 중 '생산적 금융 TF'를 구성할 예정이다. 금감원, 금융권, 시장참여자와 기업, 전문가 등이 참여하며,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을 위한 금융혁신 과제를 선정·추진한다. 생산적 금융 TF에 오를 개괄적인 안건은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당국-금융협회장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doyeo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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