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 연간 3600여명 달해
청장년 자살률보다 45% 높아
질병·무력·좌절감 등이 주원인
“고위험군 조기 선별·개입 필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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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4년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는 267만3485명이었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국가 보호가 필요한 저소득층의 생활과 자활을 돕기 위해 국가가 급여를 지급하는 빈곤층 대상 복지제도다. 소득인정액이 일정 기준 이하여야 하고, 부양가족이 없거나 있어도 부양 능력이 없어야 자격이 주어진다.
수급자 중 사회복지시설 등에 거주하지 않는 이를 일반수급자(2024년 기준 96.3%)라고 하는데, 이들 중 비중이 가장 컸던 세대가 65세 이상 노인(42.8%)이었다. 고령화로 인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중 노인 인구 비중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2020년 35.4%였던 수급자 중 노인 인구 비중은 매년 꾸준히 증가했다. 10년 전인 2014년(30.6%)과 지난해를 비교하면 차이는 12.2%포인트에 달했다. 노인 인구 내 수급자 비율도 10.7%로 가장 높았다.
빈곤층 비율뿐 아니라 노인 자살률 역시 다른 세대 대비 월등히 높았다.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 오대종 박사는 최근 대한의사협회지에 게재한 ‘노인 자살의 이해와 예방’에서 통계청 사망원인 통계를 인용,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고의적 자해(자살)로 숨진 65세 이상 인구는 1만8044명이라고 밝혔다. 이 기간 연평균을 내면 3608.8명, 2023년(3838명) 기준으로 일평균을 구하면 10.5명에 이른다. 동 기간 일평균 산업재해 사망자 1.6명, 교통사고 사망자 7명보다 많은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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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0만명당 사망자 수를 의미하는 사망률 역시 높았다. 2023년 65세 이상 사망률은 40.6%로 2019년(46.6명)에 비해 다소 감소했지만 같은 해 15∼64세 사망률(28.0명)보다 45% 높았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며 노년기 우울증은 전형적인 증상 대신 무(無)쾌감증?무기력함 등으로 나타날 때가 많고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치료 접근성이 부족해 도움을 청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신체적 질병을 이유로 자살을 시도하는 비율이 젊은 층보다 높았다. 오 박사는 인간관계에서의 갈등, 상실, 어딘가에 소속되지 못해 느낀 좌절감, ‘나는 짐스러운 존재’라는 인식 등도 위험 요인이라고 짚었다. 노인의 경우 자살 수단이 농약, 목맴 등 치명적인 경우가 많아 회복하는 경우도 비교적 드물었다.
오 박사는 “자살 고위험 노인을 조기에 선별하고 적절한 개입으로 연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언어적·정서적·행동적 징후를 조기 인식하고 반응할 수 있는 민감한 게이트키퍼 역할이 의료 전반에 요구된다”고 말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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