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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가담 의혹’ 박현수, 서울경찰청장 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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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치안정감 내정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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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 행정안전부 경찰국장(54)이 신임 서울경찰청장으로 발령됐다. 윤석열 정부 들어 승승장구한 ‘용산 출신 친윤 경찰’이 내란 가담 의혹에도 경찰의 핵심 요직에 발탁되면서 인사 과정을 둘러싼 의구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경찰청은 7일 박 국장을 서울경찰청장 직무대리로 보임하는 인사를 발표했다.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이 아직 치안정감 자리를 유지하고 있어서 박 국장은 치안정감 승진 내정자 신분으로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서울청장 직무대리로 일하게 된다. 정식 승진은 김 전 청장의 거취가 결정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박 국장이 치안정감으로 승진한 과정부터 투명하지 않다. 치안정감은 경찰청장(치안총감) 바로 아래 계급으로 경찰 내 ‘2인자’다. 전국에 경찰청 차장을 비롯해 서울·부산·경기남부·인천경찰청장과 경찰대학장 등 6개 자리가 있는데, 통상 치안정감 임기를 1년 이상 보장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모든 자리에 당분간 인사 수요가 없는 상태였다. 이는 12·3 내란사태로 김봉식 전 서울청장이 구속되면서 ‘뜻밖의 공석’이 생긴 뒤에야, 박 국장이 치안정감 승진 후보자로 낙점됐다는 의미다.



대통령과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등이 모두 ‘대행 체제’인 상황에 이례적인 인사권 행사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박 국장이 자신을 비롯한 ‘용산 출신들’의 승진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행안부 경찰국장의 업무가 행안부 장관의 인사 관련 보좌이기 때문이다. 경찰 내부에서는 “이번 인사는 박 국장이 대통령실 민정수석과 같이 만든 것”이란 말이 공공연히 돈다.



박 국장은 2022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사검증팀 파견을 시작으로 윤석열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그뒤 2023년 1월 경무관 승진 뒤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에서 근무했다. 치안감으로 승진해 경찰청 치안정보국장을 거쳐 지난해 6월부터는 윤석열 정부가 경찰을 직할 통치하려 새롭게 설치한 직제라고 비판받은 행안부 경찰국장에 발탁됐다. 박 국장은 행안부 경찰국장으로서 윤 대통령의 측근인 이상민 전 장관을 보좌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상당 기간 대통령실 또는 대통령 측근과 호흡을 맞춰온 셈이다.



박 국장뿐만 아니라 대통령 국정상황실에 파견된 남제현 경무관 등도 치안감으로 승진해 논란을 키우고 있다. 남 경무관도 이날 치안감 승진을 확정 지으며 행안부 경찰국장으로 전보됐다. 대통령 국정상황실 파견에 이어서 박 국장의 치안정감 승진 루트를 고스란히 물려받은 셈이다. 남 경무관도 ‘용산 출신 친윤 경찰’ 중 하나로 꼽히는 인물이다.



이번 인사에는 대통령실 의중이 강하게 반영됐다는 풀이도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경찰청장을 교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통령실이 다음 대선까지의 ‘상황 관리’를 위해 서울청장 자리에 현 정부와 협조적 관계인 인사를 앉히고 싶어했다는 취지다. 서울청의 한 경찰은 “인사청문을 해야 하는 경찰청장을 세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서울청장이라도 용산 출신을 들이려고 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선까지 상황 관리를 해야 한다는 의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국장이 ‘직무대행’ 신분으로나마 서울청장에 부임하게 되면, 12·3 내란사태로 대통령 이하 국무총리, 국방부 장관 등 줄줄이 궐위 상태가 된 공직 가운데 처음으로 자리가 채워지는 것이다. 박 국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당일 조지호 경찰청장을 비롯해 경찰청 경비국장과 서울 영등포경찰서장 등과 수차례 통화를 하는 등 국회 봉쇄와 체포조 지원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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